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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맞을까봐 겁난다? 군살 빼는 데 그만이죠

중앙일보 2011.04.18 00:03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영화배우 이시영(29)씨의 스파링 상대였던 이유리(27)씨. 4년 동안 복싱을 하며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그녀는 예뻤다. 건강미도 넘쳤다. 지난 3월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영화배우 이시영(29)씨 얘기다. 대회가 끝난 4월 11일, 홍수환스타복싱체육관(서울 강남)에서 만난 그녀는 더욱 강해 보였다. 체육관에 도착한 이시영씨는 공(gong) 소리에 맞춰 운동을 했다. 3분간 줄넘기를 하다 공이 울리면 중단하고 30초를 쉬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30분간 줄넘기를 했다. 이어 거울을 보고 30분 동안 섀도 복싱(상대방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복싱 동작을 함)에 몰입했다. 이 역시 공 소리에 맞춰 이뤄진다. 그런 다음 그녀는 링 위에 올라갔다. 이날 그녀가 땀을 흘린 시간은 2시간여. 이시영씨의 코치인 홍수환(61·전 WBA 주니어패더급 세계챔피언) 관장은 “ 링 아래에서 하는 기초운동이 복싱 선수를 강인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장치선 기자



유산소+무산소 운동 … 체중감량에 이상적



복싱이 남성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홍 관장은 “이시영이 복싱으로 몸무게를 7㎏ 감량했다. 현재 48㎏, 체지방은 4.7㎏이다. 몸무게의 10% 미만이다. 일반여성의 체지방률이 20~25%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가 권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다이어트 목적으로 복싱장을 찾는 사람이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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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리(27·서울 서초구)씨 또한 복싱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2008년 당시 몸무게가 87㎏에 육박해 친구 손에 이끌려 복싱장을 찾았다. 이후 6개월 만에 61㎏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요요 현상 없이 현재까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서경묵 교수는 “복싱은 달리기처럼 뛰면서 산소를 소비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인 무산소 운동을 함께 하는 이상적인 운동이다. 특히 단위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체중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체육과학연구원 김광준 선임연구원은 “복싱은 한 시간에 350~500㎉를 소모하므로 다른 운동보다 체지방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싱 전 통통했던 이시영은 군살 없는 탄력적인 체형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원투스트레이트, 어퍼컷 등 복싱 동작은 몸통에 붙어 있는 허리·어깨 근육·팔·다리의 말초근육을 발달시켜 군살 없는 몸매를 가꿔준다”고 말했다.



 특히 팔을 죽죽 뻗는 복싱 동작은 늘어지기 쉬운 팔 근육을 단련시킨다. 잽이 대표적인 동작이다. 서 교수는 “어깨를 4분의 1가량 몸의 중심선을 향해 회전시키면서 주먹을 어깨 수평선에서 약간 위를 향해 뻗기 때문에 상박에 있는 지방을 태우면서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종아리 지방 제거효과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복싱하는 동안 계속 스텝을 밟아 종아리뿐 아니라 하체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체 중심부에서 동작이 시작되는 펀치는 몸의 중심부 근력 운동 효과도 있다.



줄넘기·자전거 등 기초체력 운동은 필수



이시영씨의 메인 코치인 백승원씨는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체력”이라고 말했다. 링 위에 올라가려면 줄넘기·달리기·자전거 타기 등 기초체력 운동이 필수다. 실제 이 선수는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새벽 6시에 집 주변을 40분간 달렸다. 3분간 전력 질주하고 1분간 쉬는 방식의 ‘간헐 전력질주’ 방식을 사용했다. 줄넘기를 3분간 하고 1분 쉬기를 30분간 지속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호주 시드니대 운동생리학자 미셸 드릴스마 박사는 “천천히 같은 속도로 오랜 시간 뛰는 것보다 20초간 전력질주하고 10초간 쉬는 방식의 간헐 전력질주가 산소 소모가 더 높고 운동 후 기초대사량을 높여 3배 이상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싱 무경험자라면 6개월 정도 줄넘기·달리기·자전거 타기·팔굽혀 펴기·스트레칭 등으로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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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 효과 … 자신감 키우기에도 좋아



복싱은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크다. 샌드백을 치거나 잽과 펀치를 날리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백 코치는 “체육관을 찾는 여성 직장인 중 스파링을 날릴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해 복싱을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정신과 한덕현 교수는 “복싱은 절제와 해소가 잘 어우러진 운동이다. 무조건 강펀치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따라 스피드와 힘을 교묘히 조화시켜야 하므로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설명했다.



 복싱은 자신감을 높이기도 한다. 홍 관장은 “ 소극적 성격의 직장인이나 학생이 찾아와 몇 달 만에 활달한 성격으로 변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요즘엔 내성적인 아이의 손을 붙잡고 체육관을 찾는 부모도 있다.



부상위험, 생각만큼 크지 않아



복싱은 거칠고, 손상이 많은 운동일까. 복싱 경기에서 사망하는 경우 대부분이 뇌출혈이다. 충격으로 두개골 안쪽 혈관이 파열해 출혈을 일으킨다. 과격한 펀치가 오가다 보면 상체와 얼굴 부위의 외상도 늘어난다. 눈 주위가 찢어지거나 코뼈 골절·좌상·뇌진탕·어깨뼈 골절 등의 손상도 생긴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프로 복싱선수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아마추어 생활체육대회의 복서나 시합 위주가 아닌 운동, 다이어트 목적의 복싱이라면 상해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비앙코 마시일리아노 박사는 지난해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이탈리아 여성 복싱’ 보고서에서 “복싱은 여성에게 비교적 안전한 스포츠”라고 밝혔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61명의 아마추어 여성 복서를 대상으로 가슴·뇌·눈·귀·골반·유방 등의 손상을 조사한 결과, 일반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크게 문제될 만한 부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스파링을 할 때는 연습용 헤드기어를, 또 마우스피스는 물론 충격 완화를 위해 온스가 높은 글러브, 가슴 보호대를 착용하라”고 권했다. 김 연구원은 “상대방과 복싱할 때는 상호 발휘하는 기술에 대해 협의한 다음 진행하면 상해 위험을 줄인다”고 말했다.



복싱체육관 이용료 한달 10만원 내외



복싱을 시작하려는 여성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집이나 회사 근처 복싱장의 문을 두드려 보자. 최근 여성을 위한 여성전용 복싱장도 문을 열었다. 동대문구 답십리,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BJI 여성전용복싱클럽(02-911-2747)이 국내 최초다. 서울, 경기 지역 오피스타운 근처에도 여성들이 이용할 만한 복싱장이 많다. 홍수환스타복싱(강남구 대치동, 02-568-7845), 국제복싱클럽(서초구 서초동, 02-597-5799), 이종석코리안복싱클럽(송파구 삼전동, 02-419-5368), The복싱다이어트클럽(성남시 분당구, 031-718-0988), 엄상기 복싱클럽(중랑구 신내동, 02-3423-0802) 등이다. 한 달 체육관 이용료는 10만원 내외. 보통 글러브는 4만원대, 헤드기어는 5만~6만원대지만 체육관에 구비돼 있어 초보자가 구입할 필요는 없다. 운동 시작 1개월간은 줄넘기와 복싱 기본 동작을 배우고, 두세 달 거울을 보고 섀도 복싱을 한다. 이후 링 위에 올라갈 수 있다.



 참고 『복싱과 다이어트』

손형구·김재한·이승배·배호조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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