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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건강] 늙으면 왜 한번에 여러가지 일 안될까

중앙일보 2011.04.18 00:02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e-메일을 읽으면서 동시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은 젊은 사람에겐 어렵지 않다. 그러나 부모 세대에서 이런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나이 든 사람의 두뇌는 젊은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애덤 개절리 박사는 젊은 사람 20명(평균 24.5세)과 나이 든 사람 20명(평균 69세)에게 여러 화면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면서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뇌가 움직이는 변화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촬영(fMRI) 기기를 통해 관찰했다.



 연구진은 0.8초 동안 야외 풍경을 보여주고 7.2초 동안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은 다음 다시 0.8초 동안 낯선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다시 7.2초 동안 검은색 화면만 보여준 뒤 처음 화면과 비슷한 풍경을 보여줬다. 짧은 시간 특정 영상에 노출한 뒤, 중간에 전혀 다른 영상을 보여주고 다시 처음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준 것.



 연구진은 이런 과정을 통해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매우 이른 시간 안에 바꿔가며 정보를 처리할 때 두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나이 든 사람의 두뇌 움직임은 처음 다른 화면이 나타났을 때 젊은 사람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비슷한 화면을 봤을 때 뇌의 반응은 달랐다. 젊은 사람의 뇌는 신경을 이었다가 끊는 역할의 스위치가 작동한 반면, 나이 든 사람은 이 스위치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정보를 조정하는 기능이 젊은 사람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연구진이 연구 대상자들에게 처음 화면과 마지막에 보여준 화면이 동일한지 물었을 때 나이 든 사람은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면 판단력을 조절하는 두뇌의 앞쪽 부분(prefrontal cortex)의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두뇌의 기능은 생활 속 변화에 맞춰 바뀌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젊은 사람의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신경망이 재구성됐지만 나이 든 사람의 뇌는 그렇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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