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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뉴스위크 소유주 시드니 하먼 타계

중앙일보 2011.04.15 00:17 종합 31면 지면보기



음향기기 기술자 → 창업, 차관·교수 … 눈 감는 날까지 꿈꾸던 92세 청년





92세로 눈을 감는 날까지 그는 꿈을 내려놓지 않았다. 스피커 만드는 회사 말단 기술자로 시작해 세계적 음향기기회사 창업주로, 종업원에게 자유와 주식을 준 이상주의자에서 상무부 차관으로, 대학교수에서 세계적 잡지사 소유주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세계적인 음향기기회사 ‘하먼-카돈’ 창업주이자 미국 ‘뉴스위크’의 소유주 시드니 하먼(Sidney Harman·사진)이 12일(현지시간) 밤 워싱턴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온라인매체 ‘데일리 비스트’가 전했다.



 하먼은 지난해 8월 92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워싱턴포스트(WP)로부터 뉴스위크를 단돈 1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뉴스위크의 채무 4700만 달러를 떠안는 조건이었다. 평생 언론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지만 그는 생애 마지막 도전으로 뉴스위크를 택했다.



 하먼은 뉴스위크를 인수하자마자 창간 2년 된 온라인매체 데일리 비스트와 합병을 성사시켰다. 전통적인 종이잡지와 첨단 온라인매체를 묶어 시너지효과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초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갑자기 악화된 병세로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쓰러진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뉴스위크를 걱정했다.



 1918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탁월했다. 대학 졸업 후 뉴욕으로 가 스피커 제조회사에 취직한 그는 53년 다니던 회사의 기술책임자 버나드 카돈과 독립해 하먼-카돈을 창업했다. 이후 세계 최초의 하이파이 스테레오 라디오와 고급 스피커·앰프를 잇따라 선보이며 음향기기 업계를 평정했다.



그는 60년대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열렬히 가담하기도 했다. 종업원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경영에 참여시키는 혁신적 실험을 하다 지미 카터(Jimmy Carter) 대통령의 눈에 들어 상무부 차관도 지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9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제인 하먼이 부인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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