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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임덕호 총장 “80개 모든 학과 서로 경쟁시킬 것”

중앙일보 2011.04.13 03: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신임 대학총장에게 듣는다]





임덕호(57) 한양대 총장은 80개 모든 학과를 평가해 교수 연봉과 인센티브에 반영하고 정원 배분의 기준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24개 단과대 학장에게 예산 운영과 강사·겸임교수 인사권을 줘 분권화를 통한 책임경영 체제를 만들겠다”며 “학장들도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8일 취임한 임 총장은 12일 본지와 첫 인터뷰에서 “교육, 연구, 국제화, 발전기금 유치, 취업률 등 다섯 가지 지표로 학과를 평가할 것”이라며 “잘 가르치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2시간 가까운 인터뷰 중 자료도 보지 않고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학과 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안이 신선하다. 교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겠다.



 “(웃으며) 총장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 함께 학생을 열정적으로 가르치자는 뜻이다. 교수 개인도 중요하지만 학과가 같이 발전해야 대학 경쟁력이 커진다. 학과 평가에서 교육은 학생 강의 평가 등 교수 평가 기준을 쓰면 된다. 연구는 경쟁 대학 학과의 성과와 비교하겠다. 결과를 상·중·하로 나눠 학내에 알리고 임금에 반영할 생각이다. 임금인상률이 3%라면 그중 1%는 학과 평가에 따라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다.”



 -학과와 전공 특성이 달라 평가 공정성이 중요하다.



 “물론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 폭을 넓히겠다. 특히 이공계와 인문사회계는 커리큘럼도, 취업률도 다른데 그런 특징을 반영할 생각이다.”



 -단과대학도 책임경영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했는데.



 “전임교원을 제외한 교원은 학과 추천을 받아 총장이 아니라 학장이 선발하게 된다. 교원 인건비를 단과대 자율예산으로 넘겨 절감하면 다른 곳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 난방비·전기료 등 관리 운영비도 단과대에 주고 교수·직원·학생이 자기 집처럼 아껴 쓰며 다른 곳에 쓸 재원을 찾아내도록 하겠다.”



 최근 수년간 한양대가 조용했었다고 묻자 그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한양대는 내실을 다지며 발전했는데 일부 대학이 외형적으로 커져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는 얘기다.



 -그래도 색깔이 선명하지 않은 것 같다.



 “공대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 한양대 공대에는 서울대보다 먼저 만든 학과가 여럿이다. 원자력공학과는 1958년 우리 대학에 가장 먼저 생겼다. 공학과 인문사회학의 학문 컨버전스(융합)로 새로운 인재를 양성해 도약할 것이다. ‘사랑의 실천’이라는 교육이념을 각인시키기 위해 동문까지 참여하는 전국적인 사회봉사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대학 발전에는 돈이 필요하다. 취임식에서 재정 확충이 과제라고 했다.



 “대학이 먼저 경영 효율화를 해야 외부에도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기업도 무조건 돈을 주겠나. 기업에도 좋고 국가 경제에도 좋은 공동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삼성전자와 협력한 소프트웨어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뽑는다.”



 -뽑는 경쟁보다 잘 가르치는 경쟁이 중요하다. ‘베스트 티처상’을 다섯 번이나 받았던데.



 “학생들이 뽑아 준 소중한 상이다. 열정이 비결이다. 가르치는 게 재밌어서 대학원생 3명을 놓고도 100명에게 하는 목소리로 강의한다. 총장이 됐지만 e-메일은 직접 챙긴다. 학생 상담 메일에는 한 줄이라도 답한다. 답변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어서다. 소통은 대학 운영과 교육의 기본이다.”



 -등록금 논란이 거센데 한양대도 올해 2.9% 올렸다.



 “등록금 수준으로 보면 서울 20개 대학 중 10~14위다. 액수는 빼고 몇% 올렸는지만 얘기하면 안 된다. 우리 대학은 지금도 이공계 중심이다. 이공계는 인문사회계에 비해 돈이 더 들지만 등록금은 3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립대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 줘야 한다.”



 -교직원은 ‘신이 감춰 놓은 직장’이라는 말이 있다.



 “채용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이다. 하지만 안정을 찾아온 경우가 많다. 그래선 대학이나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된다. 신입 직원은 일정 기간 현장인 단과대에서 근무하게 하겠다. 여러 직군을 순환하되 경력이 쌓이면 직군 내에서만 일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전문화하겠다.”



만난 사람=양영유 정책사회 데스크

정리=김성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임덕호 총장=1954년 광주 출생. 광주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라이스대 대학원에서 도시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88년부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처장·교무처장·경상대학장·산업경영디자인대학원장, 한국주택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교 때 유도를 할 정도로 운동을 즐기며, 말솜씨가 뛰어나 방송 토론프로그램 진행 경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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