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민주당 의원 44명, 유시민 한 명에게 당했다

중앙일보 2011.04.13 01:35 종합 4면 지면보기



김해을 야당 단일후보 참여당 이봉수



이봉수 후보



12일 오전 8시50분 김해시 장유면 장유문화센터로 향하던 국민참여당(참여당) 이봉수 후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승리를 알리는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전화였고, 이 후보의 표정은 환해졌다. 이후 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전화를 걸어 “단일화에 응해준 민주당·민노당 후보들과 협력해 선거를 잘 치러 달라”고 격려했다. 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의 민주당 당사는 조용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경선(여론조사)에서 0.9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유시민 대표가 이번에도 민주당에 이겼다.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후보와 민주당 곽진업 후보 간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경선에서 이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다. 누가 얼마의 지지율을 얻었는지 발표되진 않았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3.5%포인트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대창초등학교에서 열린 체육대회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여론조사(10, 11일)를 하루 앞둔 9일 김해을 지역엔 민주당 의원 86명 중 절반이 넘는 44명이 출동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돌아다니며 김해 시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하는 전화가 오면 꼭 참여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 44명은 지난달 24일부터 김해에 상주하며 이봉수 후보를 지원한 유 대표 한 명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유 대표를 향해 ‘단일화 기술자’란 말까지 나온다. 이번 경선 결과로 유 대표는 ‘노무현의 적통’ 계승 경쟁에서 민주당에 이겼다고 주장할 근거를 마련한 셈이 됐다.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자신에게 유리한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걸 관철하기 위해 유 대표는 민주당을 상대로 ‘벼랑끝 전술’을 썼다. 단일화 방식으로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현장투표)을 주장하자 유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 카드를 내놓고 버텼다. 이 과정에서 유 대표는 민주당으로부터 “연탄가스 같다” “떴다방 정치를 한다”는 야유를 받았으나 꿈쩍도 안 했다. 유 대표의 버티기로 협상이 결렬되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야권 분열의 반사이득을 얻는 형국이 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섰다. 문 이사장이 유 대표의 양보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태도가 완강하자 민주당 곽 후보를 설득해 참여당의 100% 여론조사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러자 유 대표는 김해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참여당 관계자 수백 명에게 지침을 내렸다. “ 여론조사 전화가 올 경우에 대비해 집전화를 휴대전화에 연결해 놓는 ‘전화 착신’을 하도록 권하자”는 내용이었다.



 유 대표는 이런 집요함으로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의 단일화 경선에 이어 또 이겼다. 그런 그를 겨냥해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민주당의) 대승적 양보가 보상을 받지 못했네요. 역시 정치는 떼쓰고 볼 일인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해을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짐에 따라 한나라당은 긴장하고 있다. 야권 단일 후보와 김태호 후보가 맞붙는 걸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뒤지는 걸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봉수 후보를 김해의 민주당 조직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느냐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2일 “이봉수 후보를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면서도 “(유 대표의) ‘알박기 정치’로 작은 전투에선 이길지 몰라도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통 큰 정치가 노무현의 길”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음을 표출한 것이다. 김해을 선거 결과는 향후 야권의 대선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유 대표의 참여당은 원내(국회)에 진입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 대표 의 대선 도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 그러나 이 후보가 김태호 후보에게 패배한다면 유 대표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시작된 4·27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은 13일까지 진행된다. 

채병건·김경진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유시민
(柳時敏)
[現] 국민참여당 주권당원
[前] 보건복지부 장관
1959년
이봉수
(李鳳洙)
[前] 노무현대통령 농업특보
[前] 한국마사회 부회장
1956년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