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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지식·과학] 후쿠시마 바닷물, 한국 오는 데 5년

중앙일보 2011.04.13 01:28 종합 8면 지면보기
수산물 수난시대다. 봄 산란을 앞두고 겨우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 생선조차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 탓이다.


‘방사능 오염 어류’ 식탁에 오를까? 밀수하지 않는 한 ‘가능성 제로’
고등어·명태는 한국 안 와 … 9~11월 오징어 일부 동해로 올 수도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은 지난달 말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수입 건마다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한국 어선이 먼바다에 나가 잡아오는 원양 해산물 4종(명태·다랑어·상어·꽁치)도 마찬가지다. 밀매를 하지 않는 한 방사능에 오염된 수입 해산물이 유통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바다는 하나다. 가림막이 없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된 후 소비자들은 ‘오염된 일본 바닷물·어류가 한국 근해로 넘어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연근해산 수산물까지 꺼림칙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해류·어종별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방사능 오염 해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한다. “올가을 동해에서 잡히는 오징어와 3~4년 뒤 회귀하는 연어 정도가 모니터링 대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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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앞바다에는 일본 동쪽 연안을 따라 남하하는 쿠릴(일본명 오야시오(親潮)) 해류가 흐른다. 이 바닷물은 도쿄 동북쪽 지바현 부근에서 구로시오(黑潮) 해류를 만나 동태평양 쪽으로 흘러가(구로시오 속류) 미국 서해안까지 갔다가(북태평양 해류→캘리포니아 해류), 한국으로 돌아온다(북적도 해류→구로시오 해류→쓰시마(對馬) 난류). 국립수산과학원 수산해양종합정보과 이준수 박사는 “바닷물이 이렇게 도는 데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에 올 때쯤이면 방사성물질 농도가 낮아져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염된 바닷물이 한국으로 바로 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쿠릴 해류 중 일부는 구로시오 해류와 만나는 과정에서 냉수성 소용돌이(와동류 )로 떨어져 나온다. 이들은 2년 정도면 오키나와 해역을 거쳐 남중국해까지 온다. 하지만 이 박사는 “냉수성 소용돌이 대부분이 강한 구로시오 해류에 끌려 다시 일본 쪽으로 간다. 한국 연안에 영향을 주는 건 극히 일부 ”이라고 말했다.



  일부 어류가 해류와 상관없이 한국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주기적으로 바다를 옮겨 다니는 회유(回游) 어종이어야 한다. 일본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까나리는 한국~일본을 오가는 일은 없다.



둘째, 회유 경로가 한국 연안을 지나야 한다. 고등어·명태는 회유 어종이지만 한·일 간 계군(系群)이 뚜렷이 분리돼 있다. 동일종이지만 산란장이 다르고 회유 경로가 다르다. “일본 쪽 고등어·명태가 한국 연안에서 잡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셋째, 성어(成魚)여야 한다. 어린 물고기는 한국 연안으로 오기 위해 해류를 거스를 힘이 없기 때문이다. 참다랑어 성어는 후쿠시마 바닷물이 흘러가는 태평양에서 회유를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쪽에서 잡힌다. 한국에서 잡히는 것들은 대만 부근 산란장에서 태어나 해류를 타고 북상한 50cm 이하의 작은 고기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주목해 봐야 할 어종’으로 오징어·연어 정도를 꼽고 있다. 일본 쪽 오징어 일부는 9~11월 쓰가루 해협을 통해 서쪽 연안으로 건너온다. 연어는 모천(母川) 회귀 어종이라 3~4년 뒤 태평양을 거쳐 한국 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 이동우 과장은 “일본 서쪽 연안으로 넘어온 오징어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남하하기 때문에 한국 어선에 잡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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