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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저격수’로 뜬 로스레티넌

중앙일보 2011.04.13 01:15 종합 14면 지면보기



북 테러국 재지정 발의 주인공





공산권 국가들은 일리애나 로스레티넌(Ileana Ros-Lehtinen·59·사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라면 진저리를 친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그를 “무서운 늑대”라고 표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핵에 대해선 일자무식의 인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1일 플로리다가 지역구인 로스레티넌이 외교위원장직을 반공(反共)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내 대표적 반공주의자인 그가 올해 초 외교위원장에 선임된 뒤 공산·독재 국가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레티넌은 지난 2일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을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올 1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선 “억압적인 정권의 지도자”라고 맹비난했다. 지난해엔 이란 제재 법안 통과를 주도했다. 그는 ‘카스트로의 암살을 원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와 에보 모랄레스(볼리비아 대통령), 카스트로 패거리가 나에 관해 나쁜 말을 지껄이는 걸 훈장으로 생각한다. 내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의 전 보좌관은 “미국 정부 내에서 쿠바 정권에 대해 좋게 얘기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 로스레티넌의 적이 된다”고 말했다. 로스레티넌은 자신의 보좌관들이 공산권 국가 관리들과 접촉하는 것조차 금지시켰다.



 그의 반공 성향은 8세 때 쿠바를 탈출한 가족사에서 기인한다고 WP는 전했다. 로스레티넌은 마이애미 리틀 아바나의 방 두 칸짜리 집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해 사립학교 설립자를 거쳐 1989년 37세의 나이로 연방 하원에 입성한 입지전적 경력을 갖고 있다.



 WP는 로스레티넌이 대표적 포용주의자인 존 케리(민주·매사추세츠) 상원 외교위원장과 대조된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로스레티넌이 주도한 강경 법안들이 상원을 통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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