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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고 변신’ 날개 단 대구 수성고

중앙일보 2011.04.13 00:53 종합 20면 지면보기



학부모 주목 받는 까닭은



12일 대구시 지산동의 수성고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수성못 옆 언덕배기. 붉은 벽돌로 된 수성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뒤로는 법이산이, 앞으로는 지산동 아파트단지가 있다. 간선도로와 떨어진 산 자락이어서 소음이 없고 공기도 맑다. 이 학교 강인규 교감은 “학교 환경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자랑한다.



 요즘 이 학교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 자율형 공립고(자율고)로 지정되면서 중3 자녀를 둔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수성고와 대진고(달서구)·서부고(서구)·칠성고(북구) 등 4개교를 자율고로 선정했다. 이로써 대구의 자율고는 12곳으로 늘었다. 자율고는 교장·교사를 공모하고 학습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학부모·학생의 관심이 높다.











 학부모들은 이번에 선정된 학교 중 유독 수성고에 주목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학교는 2006년 남녀공학 12학급(441명)으로 개교했다.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학군’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 학교는 처음부터 기피 대상이었다. 학부모들은 “신설 학교인 데다 공립고여서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립보다 교사들의 열정이 떨어지고 학습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돌았다. 남학생은 내신에서 불리하다며 남고를 선호했다. 이 때문에 중학생 자녀를 둔 지산·범물동 지역 학부모 상당수가 범어·만촌동 등지로 이사했다. 주민들은 “수성고가 아파트 값을 끌어내렸다”며 원망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우수 교사를 배치하는 등 노력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해 수성구의 명문고들은 10명 안팎의 서울대 합격자를 냈지만 수성고는 한 명도 없었다.



 이 학교가 자율고를 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우수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성고는 주요 과목 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국어·영어·수학 교육 시간을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들 과목 교사도 더 뽑기로 했다. 실력 있는 교사를 초빙하기 위해 연말께 공개 모집에 나선다. 시교육청은 자율고 근무 교사에게 인사상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저녁 식사 전 1∼2시간씩 하는 방과후 학교 시간에는 실력 있는 외부 강사도 초빙한다. 중학교 성적이 5% 이내인 신입생에겐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수성고는 연말까지 학교에 기숙사를 짓는다. 25실에 학력 우수생 100명을 수용한다. 이들은 기숙사 학습실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등·하교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집중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성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교생이 팀을 구성해 한 달에 한 차례 양로원 등 현장을 찾아 봉사 활동을 벌인다. 점심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미니 체육대회를 열고, 책읽기·글쓰기 등 교양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학부모·학생들은 일단 긍정적이다. 중3 학부모 정모(44)씨는 “교장·교사의 열정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며 “훌륭한 선생님을 초빙해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감은 “개혁 프로그램을 차곡차곡 실천해 명문고로 바꿔 놓겠다”고 다짐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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