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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아프다더니 … 나지완, 넘기고 때리고 5타점

중앙일보 2011.04.13 00:26 종합 26면 지면보기



발목 압박붕대로 동여매고 출전
넥센 만나 맹타, KIA 2연승 끌어
삼성은 4연승 LG 상승세 꺾어





프로야구 KIA의 외야수 나지완(26·사진)은 지난 9일 밤 울분에 차 입술을 깨물었다. 두산 이혜천의 투구에 왼 발목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돼 X선 촬영을 한 결과 복사뼈에 금이 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 달 이상 뛸 수 없을 것이라는 소견도 뒤따랐다. 앞선 2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쳤던 신바람은 좌절로 뒤바뀌었다. 반깁스를 한 채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음날 정밀 검사를 받았다. 단순 타박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나지완은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사는 최소 3~4일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지완은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출장을 강행했다. 발목 부위에 부기가 남아 있었지만 압박붕대로 동여맸다.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더 집중했다. 부상 투혼은 5타점으로 결실을 봤다. 나지완은 이날 선제 2점 홈런과 쐐기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KIA의 7-3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던 KIA는 2연승을 달리며 4승4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아픈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든 활약이었다. 나지완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0-0이던 2회 말 주자를 1루에 두고 넥센 선발 김성태의 5구째 시속 142㎞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120m나 날아간 선제 포이자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2009년 SK와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인 나지완은 올 시즌 들어 이날 경기 전까지 6안타를 쳤지만 모두 단타였다. 장타 욕심을 버리고 밀어치기에 주력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정확히 밀어친 타구가 힘을 받으면서 담장 너머까지 날아갔다.



 나지완은 4회와 6회에는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에 타이밍을 뺏기면서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2로 쫓긴 8회 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다시 한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상대 구원투수 이보근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세 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였다. 4타수 2안타로 팀의 7점 중 5타점을 쓸어 담았다.



 경기 뒤 나지완은 “아직 발목이 많이 아프지만 쉴 수가 없었다. 우리 팀 타자들이 요즘 너무 좋아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의사의 오진으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랐다. 결과마저 좋으니 야구를 하면서 잊을 수 없는 날 중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공동 다승왕(14승)이자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KIA 로페즈는 8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넥센 외국인 타자 알드리지는 9회 KIA의 바뀐 투수 곽정철로부터 솔로 아치를 그려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대포 세 방을 앞세워 한화를 6-1로 누르고 시즌 6승2패로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SK 박정권과 정근우는 나란히 시즌 3호 아치를 그려 홈런 공동 선두를 이뤘다. 2년 연속 최하위였던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삼성이 4연승 중이던 LG의 상승세를 꺾고 5-1로 이겼다.



막강 타선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사직구장 경기에서는 롯데와 두산이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4로 비겼다.



광주=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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