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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여자, 미들턴

중앙일보 2011.04.13 00:26 경제 18면 지면보기



29일 결혼식 앞둔 영국 윌리엄 왕자 약혼녀의 옷차림·패션감각



올해 3월 8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찾은 미들턴. 영국 대표 명품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를 입어 자연스럽게 자국 브랜드를 알렸다. [AFP 벨파스트=연합뉴스]



케이트 미들턴(29).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9) 왕자의 약혼녀. 요즘 지구촌에서 가장 주목받는 패셔니스타(패션을 선도하는 인물)다. 29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리는 세기의 결혼식을 앞두고 그녀의 옷차림이 날마다 화제다. 입는 옷마다 매장에서 동나고, 모조품까지 나온다. ‘다이애나비의 재림’ ‘새로운 패션 아이콘의 등장’이라며 케이트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이른바 ‘미들턴 신드롬’이다.



이도은 기자



입으면 매장서 동나는 ‘완판녀’



미들턴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4년 전 생일파티 사진이 공개됐을 때 그녀가 입었던 패션 브랜드 톱숍(Topshop)의 40파운드짜리 드레스는 전국 매장에서 하루 만에 매진됐다. 지난해 11월 결혼 발표 때 입었던 ‘이사(Issa LONDON)’의 399파운드(약 72만원)짜리 파란 드레스는 당일 시내 백화점에서 동났다. 지난해 10월 약혼식 날 입었던 ‘위슬스(Whistles)’의 드레스는 아예 시즌이 지나 제품이 없던 제품. 하지만 미들턴이 입고 나와 화제가 되자 업체는 이례적으로 재생산에 들어갔다.



영국 대표 브랜드 버버리도 ‘미들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들턴이 올 3월 북아일랜드 방문 때 입었던 트렌치 코트가 대박이 났다. 밑단에 주름이 잡힌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650파운드짜리 코트를 입은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온라인 사이트에선 모든 사이즈가 순식간에 동났다. 대형마트에서 내놓은 22파운드짜리 모조품까지 불티나게 팔렸다.



영국 언론은 미들턴이 침체된 영국 패션시장을 부흥시켜주기를 기대한다. 데일리 메일은 최근 “미들턴은 앞으로 알렉산더 매퀸이나 비비안 웨스트우드 같은 영국 브랜드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전했고, 패션지 보그 영국판은 “윌리엄 템페스트 같은 젊은 영국 디자이너들의 옷을 평상복으로 입어주면 홍보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액세서리로 힘 준 클래식 옷차림











미들턴이 패셔니스타가 된 이유는 뭘까. 핵심은 클래식 스타일을 자기식대로 소화할 줄 아는 감각이다. 그녀가 입는 옷은 기본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야외라면 치마 정장 위에 코트나 재킷을, 파티에선 일자 라인의 실크 드레스를 입는 식이다. 민무늬가 많고, 화려한 색은 피하는 편이다. 검정·베이지·감색 등이 위주다. 구두·가방도 검정 하이힐· 클러치 등 기본을 고수한다. 평소 복장도 밋밋한 편. 면바지·카디건·니트 등도 튀는 디자인은 없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발렌티노가 “영국 왕가의 안주인이 되려면 지루한 패션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은 “케이트가 자기만의 멋을 안다”는 평가다. 이유는 액세서리에 있다.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밋밋한 차림에 소품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감각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과거 영국 패션 브랜드 ‘직소(jigsaw)’의 액세서리 구매 담당자로 일했던 경력이 빛나는 셈. 특히 헤어 소품은 케이트만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그는 기본 베이지 코트에는 깃털이 가득 달린 머리 장식(사진)을 달고, 검정 스커트 정장엔 챙이 넓은 화려한 모자를 빼놓지 않는다. 청바지에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다. 단, 이 경우에도 색깔을 검정·베이지나 옷과 같은 계열로 골라 절제의 한 끗을 보여준다.



자신의 장단점을 아는 패셔니스타









케이트 미들턴은 공식석상과 달리 파티나 클럽에서는 튀는 옷차림을 즐긴다. 2008년 9월 열린 복고풍 롤러디스코 파티에서는 반짝거리는 원색의 옷으로 눈길을 끌었다(왼쪽). 2005년 8월 ‘영국 종합 마술(馬術) 축제’에 참석한 미들턴. 행사 분위기에 맞게 카우보이 모자로 멋을 냈다(가운데). 지난해 10월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 청혼 받았던 케냐에서 돌아온 직후라 약간 그을린 얼굴을 모자로 가렸다(오른쪽). [게티이미지]






미들턴은 키 약 178㎝(5피트 10인치)로 큰 편이지만 상체에 비해 하체가 통통하다. 그는 옷으로 이를 보완한다. 다리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바지보다는 치마를 자주 입는다. 특히 랩원피스는 체형의 단점을 가장 잘 보완하는 아이템. 허리 부분을 한 번 더 감싸고 조이는 디자인이라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어 상대적으로 하체가 날씬해 보인다. 외투·재킷도 허리 라인이 잘록하게 들어가 있거나 벨트로 조이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젊다는 점도 부각시킨다. 치마·외투의 밑단을 무릎 위로 짧게 올리고, 구두는 6~7㎝ 중간 굽의 하이힐을 골라 20대의 젊음을 과시한다. 여기에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헤쳐 상큼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보석은 최소화한다.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진주 목걸이나, 번쩍거리는 반지는 하지 않는다. 깨알만 한 귀고리 정도만 착용할 뿐이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치마 길이 하나까지도 전략적인 옷차림”이라고 말했다.



케이트의 스타일은 옷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퍼스널이미지연구소 강진주 소장은 “입가가 살짝 올라가면서 이가 보일락 말락 한 미소가 ‘젊은 귀족’ 스타일을 완성해준다”고 말했다. 과하지 않은 웃음이 온화하게 보이면서도 신뢰감을 준다는 얘기다.



다이애나비보다 앞선 패션 감각









미들턴은 결혼 발표 자리에서 고 다이애나비와 비슷한 옷차림을 했다. 사파이어 반지도 다이애나비의 것을 물려받았다.



미들턴의 패션은 윌리엄 왕자의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비와 자주 비교된다. 공통점은 세 가지. 둘 다 모자를 좋아하고, 클래식 디자인을 선호하며, 자국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는 것이다. 다이애나비보다 미들턴의 패션 감각이 더 뛰어나다는 평이 많다. “결혼 초기 왕실의 패션을 답습하려 경직됐던 다이애나에 비해 미들턴은 자유롭게 자신의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는 게 간호섭 교수의 설명. 그는 “다이애나가 레이스·리본·구슬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좋아했다면 미들턴은 각진 재킷, 똑 떨어지는 외투 등으로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머리색도 미들턴에게 더 점수를 준다. 강진주 소장은 “금발인 다이애나비보다 갈색머리인 미들턴이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케이트 미들턴(Kate Middleton)은=1982년 1월 9일 로열 카운티 버크셔에서(런던 광역시에 포함) 태어났다. 아버지는 완구업체 창업자, 어머니는 항공사 승무원 출신이다. 2001년 9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역사학과 재학 중 같은 학교에 다니던 윌리엄 왕자와 같은 강의를 듣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2005년 스위스에서 스키를 함께 타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둘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2002년 한 자선 패션쇼에서 속이 비치는 드레스(사진)를 입고 모델로 나서기도 했는데, 그때 입었던 드레스가 최근 한 경매에서 7만8000파운드(약 1억4000만원)에 팔렸다.



“웨딩드레스 맡겨만 주세요” 디자이너마다 군침











케이트 미틀턴은 어떤 웨딩드레스를 입을 것인가. 누가 만드느냐를 놓고 아직도 설왕설래가 계속되는 상태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최근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수석 디자이너인 세라 버튼이 만든 드레스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세라 버튼 측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유명 디자이너들은 ‘로열 드레스’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이자 디자이너인 빅토리아 베컴은 최근 뉴욕패션위크 기간 중 가진 인터뷰에서 “분명 미들턴이 내 드레스를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며 “미들턴을 완벽한 공주로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패션전문지 WWD는 지난해 샤넬·구찌·미소니 등 29개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에게 ‘미들턴에게 가장 어울리는 드레스’의 디자인을 의뢰해 스케치를 공개하기도 했다(아래 그림). 미국 디자이너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에서 뽑힌 13명도 각각 ‘미들턴 드레스’를 선보였다. USA투데이 온라인판은 “미들턴의 드레스에 얼마나 많은 크리스털이 박힐 것인지, 베일이 얼마나 길 것인지도 관심”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얼 엔터테인먼트 채널 QTV(대표 이지연)는 이 커플의 풀 러브 스토리를 담은 '리얼 황실 로맨스, 윌리엄&케이트'를 13일(목) 밤 9시 방송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윌리엄과 미들턴의 첫 만남, 결별과 재결합, 다이애나와의 비교, 미들턴에 대한 영국 왕실의 기대, 그녀의 스타일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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