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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도병원 CEO에게 듣는다 ⑤ 유명철 경희대 의무부총장

중앙일보 2011.04.11 03:24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빅4병원과 차별화 … 문화 접목한 베스트병원 만들겠다”



유명철 경희대 의무부총장이 경희대 의료기관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베스트병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제공]



지난달 10일 취임한 유명철(68) 경희대 의무부총장에겐 특별한 경력이 따라다닌다. 그는 2002년 경희대 의무부총장 및 경희의료원 의료원장을 역임했다. 그가 10년 만에 경희의료기관이라는 선단을 이끄는 최고책임자로 다시 복귀했다. 이번엔 경희대 의무부총장과 함께 경희대 산하 두 곳 의료기관(경희의료원, 강동경희대병원)을 책임지는 의료원장까지 총 세 가지 직함을 거머쥐었다. 그런 그가 친정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경희의료기관에는 깊은 골 세 개가 있어요. 양방과 한방,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병원,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입니다. 개념과 사고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밑이 보이지도 않는 골이 생겼죠.” 유 의무부총장은 경희의료기관의 브랜드 가치 하락 이유를 이렇게 진단했다. 경희의료기관은 10여 년 전만 해도 일명 잘나가는 병원인 ‘빅(Big)4’에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등 거대 자본을 앞세운 병원이 들어서며 밀렸다. 하지만 유 의무부총장은 경희의료기관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고종관 대표가 지난달 29일 강동경희대병원 접견실에서 유명철 의료원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는 ‘베스트병원’ 에 대해 들었다.



-경희의료기관의 브랜드 가치가 과거보다 떨어졌다. 원인을 진단하면.



 “경희의료기관은 신기술을 선도하고 선점했다.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자기공명영상)을 국내 처음 도입했다. 재접합 수술도 가장 빨리 시작했다. 경희의료원은 올해 개원 40주년이 됐다(강동경희대병원은 5년). 사람으로 치면 가장 혈기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시기인데 위상이나 에너지가 떨어졌다. 다른 병원이 초현대화할 때 시기를 놓쳤고,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가 늦었다. 경희의료기관만이 가진 경쟁력인 양한방 협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시스템 구축도 부족했다.”



 -재도약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희의료기관이 반세기를 맞는 향후 10년은 굉장히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다. 세부 내용을 구상 중이지만 5년 단위의 1, 2차 종합발전 계획을 확정했다. 경희의료기관이 서 있는 좌표를 정확히 읽고, 빅4가 아닌 다른 철학을 가진 초일류 베스트 병원을 만들겠다. 경희의료기관은 이미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베스트 병원의 개념은 뭔가.



 “앞으로 사람을 읽지 못하고 병만 고치는 병원은 생존하기 힘들다. 질병치료·병원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베스트 병원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문화와 예술이 하나로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21세기형 병원이다. 우리가 나아갈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의생명과학원을 확대 개편, 수원 국제캠퍼스 내에 미래의료를 선도할 바이오헬스케어 융합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부지 약 66만1157㎡(20만평)에 제3의 의료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곳은 신기술 개발, 난치병과 천연물 연구, 산학협력을 수행하는 신개념 연구중심병원 역할도 수행한다.”



 -이미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문화를 접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롯데시네마와 협력해 병원에서 한 달에 한 번 영화를 상영한다. 아픈 사람만 병원에 오는 게 아니다. 병원은 인간생활의 일부이면서 함께 공생하는 공간이다. 질병 예방과 치료는 물론 정신건강과 여유로운 생활까지 책임지는 콤플렉스(complex) 병원을 추구한다.”



 -경희의료기관의 재도약을 확신하는 이유는.



 “경희의료기관은 놀랄 정도도 우수한 인프라와 리소스(자원)가 많다. 의대·약대·생명과학대·공대·인문대 등 사방에 보석이 흩어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을 하나로 꿰지 못했다. 앞으로 내가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다양한 리소스를 잘 융합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하면 최고 브랜드의 병원과 먹을거리를 만들 수 있다.”



 -재도약을 위해 선택과 집중할 분야는.



 “승부를 걸 분야 중 하나가 중풍 같은 뇌혈관질환과 신경계질환이다. 경희의료기관은 수십 년 전부터 중풍 치료를 전문화했다. 환자 데이터만 100만 명에 이른다. 뇌신경의학연구소·신경과·신경외과의 인재풀도 탄탄하다. 특히 ‘한방’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척추관절 분야와 모발 분야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인구가 노령화되고 있다. 경희 의료기관이 쌓아온 진료 인프라와 맥을 같이 한다.”



 -대형병원들이 암병원을 개원하고 있다. 경희의료기관도 준비하고 있나.



 “경희대병원이 국내 굴지의 병원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묻는 사람이 많다. 내 대답은 ‘그렇다’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암 치료를 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을 정복하기 위해 첨단장비·수술·항암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접근하지 못하는 게 있다. 한방을 기반으로 한 천연물(한약) 분야다. 우리가 갖고 있는 +α 중 하나다. 연구 중인 천연물이 여러 개 있다. 관절염치료제처럼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도 있다. 천연물을 기반으로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



 -해외환자 유치가 화두다. 경희의료기관의 한방진료를 부각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 해외 환자의 관심이 높은 한방진료가 있어서 유리하다. 양한방 협진에 대해 나보다 이론과 현실을 많이 아는 사람은 없다. 양·한방이 상호보완 관계가 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중동처럼 먼 국가보다 중국·러시아·동남아시아 등 인접국가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들 나라의 정서·국민성·사고방식·문화를 꿰뚫어 환자 유치를 늘릴 계획이다.”  



정리=황운하 기자



유명철 의무부총장은



· 1967년 2월 서울대 의대 졸업



· 1972년 3월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취득



· 1973년~2009년 경희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 1975년 10월 절단대퇴부 재접합수술 세계 최초 성공



·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대학병원 연수



· 1981년 독일 홈부르크대병원 연수



· 1993년~현재 한국인공관절 및 관절염 연구재단 소장



· 1995년 2월~1997년 7월 경희대 의대 부속병원장



· 2002년 1~9월 경희대 의무부총장 및 경희의료원 의료원장 역임



· 2004년 11월~2008년 3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현 강동경희대병원) 병원장



· 2006년 1월~현재 대한인체조직은행장



· 2009년 2월~현재 경희대 석좌교수



· 2009년 12월 경희대 제1회 목련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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