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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탕 삼탕한 서울시 도시계획

중앙일보 2011.04.08 00:25 종합 34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엊그제 2030년을 겨냥한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1도심, 5부도심’으로 나뉜 서울을 도심·강남·영등포 ‘3핵(核) 체제’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도시기본계획 승인 권한이 정부에서 2009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 이후 처음으로 확정하는 것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그런데 누구보다 반가워해야 할 영등포구청이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사전에 들은 바도, 논의된 바도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서울시 담당자는 “서울의 큰 틀을 짜는 것이므로 구청 단위에서는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차 공청회와 구청 협의를 거쳐 6월까지 확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서울시가 정부를 대할 때와 정반대다. 최근 국토해양부의 용산 미군기지 이전지역 개발계획을 둘러싸고서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 “용도변경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영등포구청은 커다란 떡이 하나 떨어진 것”이라고 얼버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면 ‘떡’이 없는 다른 구청의 반발은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계획안 내용도 2020년 기본계획에서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는 분석이다. 일부 표현만 달라졌지 기본 골격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도심이 갑자기 달라질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하면 도대체 ‘글로벌 도시’는 어떻게 만든다는 것인가. 또 8개 광역 연계거점도 경기도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한쪽만 개발하면 뭐하나. 과거 서울시 경계에서 한쪽은 8~12차선, 다른 쪽은 2~4차선의 불균형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되레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의지의 표현”으로 봐달라고 했다. 이는 계획대로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인가. 이러니 알맹이 없는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정부의 소통 부재와 일방주의 정책이 종종 도마에 오른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일방통행 식이면 필시 부작용을 초래한다. 서울시는 6월이란 시한에 매달리지 말고 각 구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실현 가능한 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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