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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뎁히지 말고 덥혀 드세요

중앙일보 2011.04.08 00:11 경제 15면 지면보기
빠르고 간편한 음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인스턴트 음식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죽이나 덮밥 등도 전자레인지에 2~3분만 돌리면 뚝딱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전자레인지로 수프는 30초, 죽은 3분만 뎁히면 완성된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하게 뎁혀 먹는 음식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등에서와 같이 온도를 높여 식었거나 찬 것을 덥게 만들 때 ‘뎁히다’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러나 ‘뎁히다’는 ‘덥히다’가 바른 표현이다. 문맥에 따라 ‘데우다’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덥히다’를 ‘뎁히다로 잘못 쓰기 쉬운 이유는 ‘ㅣ’모음 역행동화 때문이다. ‘ㅣ’모음 역행동화란 뒤의 ‘ㅣ’모음 혹은 ‘ㅣ’모음을 갖고 있는 이중모음(야, 여, 요, 유)의 영향을 받아 앞의 ‘아, 어, 오, 우’가 각각 ‘애, 에, 외, 위’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아비’를 ‘애비’로, ‘잡히다’를 ‘잽히다’로 발음하는 것이 이런 경우다.



 하지만 현대국어에서는 ‘ㅣ’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단어를 방언으로 보고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뎁히다’도 원래 형태인 ‘덥히다’로 써야 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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