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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이번엔 ‘소금 복병’ 만났다

중앙일보 2011.03.26 00:40 종합 8면 지면보기



냉각수로 바닷물 퍼부어
증발한 뒤 원자로 안에 쌓여
투입량 감안하면 최대 수십t













민물 긴급 수송 25일 일본 자위대 함정이 냉각수를 실은 미군 바지선을 끌고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쪽으로 향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소금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된 바닷물이 증발되며 만들어진 소금이 핵연료의 냉각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래 원전은 염분 등 미네랄 성분을 제거한 순수한 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원자로·배관 등의 부식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으로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바닷물을 원자로에 투입해 왔다. 바닷물의 평균 염도는 35‰(퍼밀)이다. L당 약 35g의 소금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핵연료봉이 뿜어내는 고열에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소금 성분이 다량의 결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건설 당시 미 제너럴일렉트릭(GE, 후쿠시마 원자로 제조업체)사의 안전 연구 책임자로 일했던 리처드 라헤이 주니어는 “1호기의 경우 최대 2만6000㎏, 용량이 큰 2·3호기의 경우 각각 4만5000㎏의 소금 성분이 축적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성분 가운데 얼마나 많은 양이 소금 결정이 돼 어느 부위에 쌓여 있느냐다. NYT는 소금 결정이 연료봉에 달라붙어 두꺼운 막을 형성하고 있을 경우, 냉각수를 차단해 연료봉 온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장문희 박사는 “냉각수가 연료봉 사이를 빠른 속도로 흘러가야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정상 상황일 경우 초당 2~3m쯤 된다. 봉과 봉 사이에 소금 결정이 달라붙어 냉각수 흐름을 막을 경우, 노심 온도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료봉이 과열되면 지르코늄 피복이 파열되며 방사성 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연료봉 내부의 우라늄까지 녹아 내릴 수 있다.



 도쿄전력(TEPCO)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 25일 오후 1호기에 소방펌프를 이용해 민물 주입을 시작했다. 무토 사카(武藤榮)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른 원자로도 (빨리) 민물로 전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박사는 “외부에서 민물을 주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분당 수십t의 물을 보낼 수 있는 냉각장치를 가동시켜 강한 수압으로 쌓인 소금을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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