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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대 기자의 리뷰&인터뷰] 행복해지고 싶은가? 부족한 점 메우기보다 강점을 찾아라

중앙일보 2011.03.25 19:52 종합 24면 지면보기








회복탄력성

김주환 지음

위즈덤하우스, 312쪽

1만3000원




연세대 언론홍보학부 김주환 교수는 매주 화·목요일 무려 440명의 학생 앞에 서는 인기 강사다. 이번 학기 연세대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이 몰렸다. TV 토론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유명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수업 제목엔 언제부턴가 행복이란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예컨대 ‘행복 커뮤니케이션’ ‘소통지능과 행복’ 등이다. 커뮤니케이션이나 소통능력 연구가 전공인데, 거기에 행복이 추가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젊은이들은 행복을 갈구하고 있다.









‘진정한 행복’의 비결을 마음 속 회복탄력성에서 찾는 연세대 김주환 교수. 회복탄력성이란 ‘마음의 근육’이라고 한다. 육체의 근육을 훈련하듯 마음의 근육인 회복탄력성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안성식 기자]






 그의 신간 『회복탄력성』은 행복에 관한 책이다.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이란 부제를 달았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역경에 주저앉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을 회복탄력성이라 불렀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음속 회복탄력성에서 행복의 열쇠를 찾는 색다른 유형의 행복 지침서다. 심리학 용어인 ‘resilience’를 저자가 회복탄력성으로 번역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회복탄력성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다. 두 부류의 차이는 뇌파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한다. 저자가 인용하는 미국 심리학자 에미 워너의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3분의 1은 회복탄력성이 비교적 높지만, 3분의 2는 그렇지 않다. 마흔다섯 살에 자동차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상묵 서울대 해양지질학 교수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전형적 사례다. 사고 6개월 만에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였다. 휠체어를 탄 채 입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며 연구하고 강의한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며 전보다 더 주목받는 학자가 됐다. 장애인올림픽 100m 달리기에서 인조 다리를 하고 우승한 에이미 멀린스와 끼니 걱정을 하던 이혼녀에서 『해리포터』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조앤 롤링도 비슷한 경우다. 어려움 없는 세상을 원하기보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일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긍정 심리학』(원제 Authentic Happiness )을 많이 인용한다. 긍정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융합을 시도했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란 셀리그만의 기본 명제는 김 교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결국 자신의 강점을 찾는 일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다. 강점을 찾는 일은 자신을 긍정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지금까지 교육이나 심리치료 혹은 카운셀링은 학생의 부족한 점을 메우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저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는 자기 발전도 없고 행복도 없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긍정심리학에 바탕을 둔 회복탄력성 개념을 통해 저자는 교육과 세상을 보는 관점의 전환을 요청한다. 전통 심리학이 그동안 병적인 심리 상태를 치유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었다는 반성에서 긍정심리학은 출발한다. 정상적인 사람을 더욱 더 고양시키고 발전시키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학이나 정치학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공황이나 인플레, 독재와 같은 안좋은 상황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면, 체제나 제도의 강점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길을 연 것이다. 회복탄력성이란 렌즈는 인간과 세상을 색다르게 보이게 한다.



“몸의 근육처럼



마음의 근육 키우면



긍정적인 뇌가 되죠”



『회복탄력성』 저자 김주환




-어떤 계기로 회복탄력성이란 개념에 주목하게 됐나.



 “미국 심리학계의 신생 분야인 긍정심리학을 7년 전 접하면서부터다. 내 전공인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접목할 수 있는 요소를 발견했다. 일종의 융합학문인 셈이다.”



-어떤 공통점을 발견했나.



 “긍정심리학은 강박증·우울증 같은 병리적 심리 상태에 맞춰졌던 전통적 연구의 초점을 정상적 상태에 관한 것으로 이동시켰다. 커뮤니케이션학 역시 전통적으로 소통 장애나 커뮤니케이션 불안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 커뮤니케이션학도 긍정심리학을 적용, 정상적 인간들의 의사소통능력을 더 고양시키고 발전시키는 쪽으로 관점을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복탄력성은 선천적인가.



 “50% 정도 타고나지만 고정불변은 아니다. 회복탄력성은 일종의 ‘마음의 근육’과 같다. 육체의 근육을 훈련으로 키우듯 마음의 근육도 키울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어떻게 측정하고 키우나.











 “미국의 회복탄력성 전문가들인 레이비치와 샤테가 개발한 56개의 문항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적 상황을 감안해 제가 개발한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KRQ-53)로 측정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자기조절능력은 감정조절력·충동통제력·원인분석력으로, 대인관계능력은 소통능력·공감능력·자아확장력으로 세분화된다. 결국 인간관계를 잘 맺고 사는 일로 요약되는데, 그 출발점은 긍정적인 뇌를 만드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강점을 꾸준히 발휘함으로써 가능하다.”



글=배영대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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