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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으로 한 달 안에 마당 딸린 '내 집' 짓기

중앙일보 2011.03.25 10:18



[심영규 기자의 ZIP구석구석④]







"3억으로 집을 짓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과 전세 대란에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한 달 만에 단독주택 짓기가 가능할까? 꿈 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든 두 남자가 있다.



이현욱씨와 구본준씨가 주인공. 17년 차 건축가와 신문기자로 둘 다 40대 초반의 가장이다.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지만 서울로 출퇴근 해야 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교육비가 걱정이다. 자산이라고 해 봐야 빚을 끼고 산 작은 아파트뿐인 평범한 서민이다. 두 사람은 아이들을 위해 ‘주거혁명’의 꿈을 이뤘다.



이현욱씨는 “아파트에서 자란 아이들에겐 추억이 없다”며 “아이들이 땅에서 잔디밭과 나무 곁에서 뛰어놀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서울 아파트를 포기한 대신 넓은 마당과 아지트 같은 다락방이 있는 집을 얻었다.

▶위치: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880-1

▶면적:대지면적 221㎡, 건축면적 113㎡

▶공사비:3.3㎡당 350만원 (땅값 3억원 대, 건축비 3억원 대)

▶별명:두 집이 딱 붙어서 마주 보고 있다고 해서 '땅콩집'

▶구조:1층 주방과 거실, 2층 방, 그리고 3층은 작업실 겸 다락방. 두 집이 같은 마당을 사용.

















용인 동백지구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쌍둥이집’. 알록달록한 색과 특이한 구조가 멀리서도 눈에 띈다. 이들은 한 필지를 사서 두 집을 짓고 '한지붕 두가족'이 됐다. 토지 매입부터 등록세까지 7억 1200만원. 한 필지 두 집이라 3억 560만원씩 들었다. 두 집을 짓고 마당을 나눠쓰니 집값 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서울에서 벗어나다보니 좋은 대지인데도 비싸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무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직접 방문해 확인했다.



어떻게 한 달도 안 걸려 집을 지었죠?



보통 집을 짓는데 5개월 정도 걸린다. 하지만 두 남자는 공사 기간이 짧고 시공이 간편한 조립식 주택을 선택했다. 건조시간이 많이 걸리는 콘크리트 대신 목재로 지었다. 공사 전 몇 주에 걸쳐 설계 상담을 받았다. 실내장식 전문가와 상의해 가구를 맞췄고, 조경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가족들과 마당에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았다. 사전 작업을 잘 한 덕분에 공사는 23일 밖에 안걸렸다.















좁지 않을까?



99.1㎡(30평)대 아파트에서 살아온 기자의 아내가 “애도 있는데 16평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질겁했다. 하지만 '땅콩집'은 기존에 살던 아파트의 전용 면적 82.6㎡ (25평)보다 2배 이상 넓다. 1, 2층과 등기에 안 잡히는 다락방 52.8㎡ (16평)까지 더하면 사실상 158.6㎡(48평)의 넓은 주거 공간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도 있다.



아파트보다 불편하진 않은가.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불편하고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는 편견이 있다. 이곳은 교통이 편리하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면 1시간 만에 서울 광화문에 도착할 수 있다. 신도시 중심이라 아이들을 위한 교육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











관리비도 적게 나온다. 목조주택이라 무엇보다 '단열'에 뛰어나다. 벽두께는 일반 집의 2배이고 고단열재를 사용했다. 열교환 환기장치를 이용해 환기 때문에 버려지는 열을 줄였다.



실제 두 사람은 매달 관리비 내용을 블로그에 공개한다. 11월 관리비는 전기·가스·수도·방범비까지 16만원이었다. 준비부터 완성까지 과정이 담긴『두 남자의 집짓기』에는 ‘주거혁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가득하다. 땅콩집에 대해 궁금한 점은 건축가가 친절하게 답변도 해준다. (http://cafe.naver.com/duplexhome)



심영규 기자 s09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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