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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과 배움·나눔·취미 세마리 토끼 모두 잡아요”

중앙일보 2011.03.25 03:19 5면 지면보기
아산 온양4동 주민센터가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주민들은 에어로빅 댄스와 노래교실을 통해 몸치, 음치에서 탈출하는가 하면 서예교실과 풍물반에 참여해 정신함양에도 힘쓰고 있다. 8개 프로그램, 3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온양4동 주민센터를 다녀왔다.


온양4동 주민센터 다양한 프로그램 인기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는 온양4동 주민센터 서예교실에 참가한 회원들이 저마다 붓글씨쓰기에 여념이 없다.







실력 빵빵 ‘서예교실’



21일 오전 10시30분 온양4동 주민센터 3층 서예교실. 30평정도 되는 좁은 공간에 열너댓명의 회원들이 둘러앉아 붓으로 한자를 쓰느라 여념이 없다. 내부 벽 곳곳에 걸려있는 서예작품들은 이곳 수준이 예사롭지 않음을 암시해 주고 있었다.



 “선생님, 한자의 획이 너무 어려워 생각처럼 글씨가 써지질 않네요”



 “한자에는 혼이 담겨 있어야 해요. 그렇지 못한 한자는 그냥 그림에 불과하죠. 획이 어렵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써보세요”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회원 한명 한명에게 상세히 서예 지도를 해주는 강사는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이곳에서 회장직을 맡은 이종승(71)씨.



 이 회장은 “서예는 말 그대로 예술이다”라며 “서예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도 즐겁게 배우고 정진을 하면 모두 실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 서예교실 회원은 모두 17명. 소수인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회장 말대로 실력만큼은 ‘으뜸’이다.



 회원 모두가 한 번씩 서예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을 만큼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 타지역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지난 5일 사단법인한국서화교육 협회에서 주최한 제22회 대한민국서법예술대전에서는 특선 3명, 입선 8명이 입상한 바 있고 수상작들은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서예경력 2년인 정수아(40·여) 회원은 “처음 서예를 시작할때는 어렵고 흥미도 없어 중도 포기하려 했지만, 이곳 실력자들의 지도로 이젠 수준급 실력으로 올라온 것 같다”며 “일상생활에 짬을 내 단순히 취미로 하려던 것이 이젠 삶의 일부분이 됐다”고 뿌듯해 했다.



 이 회장은 “서예를 배우고 싶은 주민들은 주저하지 말고 이곳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몸치·음치에서 벗어나자



서예교실 이외에도 온양4동 주민센터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표 참조>



 특히 매주 월, 수에 열리는 주부 노래교실의 경우 회원이 100여 명을 훌쩍 넘고 있고 참여율도 상당한 수준이다.



 노래교실 강사 김복순(44·여)씨는 “노래를 가르치러 다른 지역 주민센터도 자주 다니지만, 이곳 회원들만큼 열정적인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회원의 참가율이 높으면 관계자들이 외부에 대형 강의실을 빌려 운영할 정도로 관계자들의 열성도 좋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회원들의 요청으로 인기가수를 일일 강사로 초빙해 수업을 한 적도 있다”며 “그 당시에는 옆 동네 주민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와 참가인원만 300여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열리는 댄스스포츠와 에어로빅 교실도 인기다. 주민센터 공간이 협소해 인근 아파트 지하실을 빌려 운영되고 있는 이들 프로그램은 자녀들과 남편이 없는 시간을 틈타 ‘몸짱’ 아줌마로 거듭나려는 주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고된 훈련(?)을 마친 주부들은 일상생활로 복귀하지만, 이내 다음 수업을 손 꼽아 기다릴 정도다.



 댄스스포츠 김원자(42·여) 회원은 “요즘은 댄스 삼매경에 빠져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같다”며 “남편은 혹시 춤바람이 난게 아닐까 오해도 했지만 주민센터에서 댄스를 배우는 것을 알고는 건전하다며 좋아한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밖에도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 교실도 같은 장소에서 열려 주부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나누는 기쁨도 주민과 함께’



온양4동 주민센터는 단순히 회원들에게 음악과 서예, 댄스 등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인근 논밭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있으며,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유기농 고구마를 경작한다. 또한, 경작한 고구마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기도 하며, 매주 화요일에는 ‘한줌사랑나눔회’라는 봉사단체를 결성해 손수 만든 반찬으로 독거노인을 돕기도 한다.



 이처럼 주민센터가 활성화 되자 오는 6월 더욱 쾌적한 환경을 위해 대미동 인근으로 이전할 계획도 세워놓은 상태다.



 권영관 동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아산시에서 일부 예산을 편성받아 이전을 계획하게 됐다”며 “앞으로 유소년 축구교실 과 초·중생 공부방 등을 신설해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주민들의 휴식처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끼리의 봉사활동 시간도 확대해 타 지역에 더욱 모범이 되는 곳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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