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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지식 나누는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천안지회

중앙일보 2011.03.25 03:18 6면 지면보기
“70을 넘어 80을 바라보면서 요즘같이 행복한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행복한 일인 줄 예전에는 미처 모르고 살았네요” “나무 한 그루만 보고 살았지만 봉사하는 지금은 숲을 바라보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금빛평생교육봉사단 회원들이 만나면 서로에게 하는 말들이다. 교장, 교사, 목사, 경찰 등 전문직에서 퇴직한 이들은 자신의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임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선생은 가르침의 보람을, 학생은 배움의 기쁨을 누리며 늦깎이 스승과 제자가 됐다.


황혼기 봉사로 보람·자긍심, 늦깎이 학생은 배움의 기쁨







금빛평생교육봉사단은 전문 지식과 경험을 살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주민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박복신·권오숙·김희룡·박인숙·최광성·강희자·김명·최정호 봉사자. [조영회 기자]







제2의 인생 사는 사람들



22일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정보관 문화교실에서 할머니들의 함박 웃음소리가 쏟아졌다.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천안지회 박복신 회장의 문화교실 수업시간.



 교실 안에서 빔 프로젝트를 이용한 음악수업이 한창이다.(아래 사진 참조) “봄이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수강생들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가곡‘봄이 오면’ 가곡을 불렀다.



 박 회장이 농담을 얹어 일침을 놨다. “인생 다 살은 사람마냥 개미 목소리로 잘도 부르네요. 박자도 제 각각이고 감정도 없고 이래서 어디 손자 앞에서 노래 부르겠습니까?” 수강생들이 맞받았다. “선생님이 마이크로 좀 크게 불러줘야 우리가 따라 하죠. 노래 잘 부르시는 선생님 곡조 한 번 들어 봅시다.”



 멋쩍은지 박 회장이 말을 이었다. “4분의 3박자에요. 왈츠 음악과 비슷해요. 여기 춤 잘 추는 사람 있습니까. 우리 학생들 보니 낮에도 무도회장 드나드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웃음) 재치있는 박 회장의 한 마디에 교실 안은 또 한 번 웃음 바다가 됐다.



 노래를 반복할수록 음정과 박자가 척척 맞아 떨어졌다. ‘소양강 처녀’를 부를 때는 저마다 아련한 처녀시절을 떠올리며 노래에 흠뻑 빠졌다.



 이어 진행된 영어시간. 공책을 펴 든 늦깎이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책상에는 직접 문구점에 들러 구입하거나 손자가 쓰던 필통, 연필, 지우개 등이 놓여 있었다. ‘Homework(숙제)’를 써내려 가는 모양이 삐뚤빼뚤 제 각각이다. ‘BAG(가방)’의 발음을 한글로 써 보라는 말에 ‘블레, 블래, 브랙’ 등 표기법도 다양하다.



 몽당연필을 오므려 잡고 영어를 발음하며 정성스레 받아 적는 모습에서 여태껏 못다한 배움의 열정이 묻어 나왔다. 특히 반장 김희순(65·가명) 학생을 비롯해 가장 나이가 많은 남춘분(78·가명) 학생이 그랬다.



 나이 들어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 없던 이들에게 금빛봉사단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고마운 존재다. 책도 못 읽고 제대로 된 한글 문장 하나 쓰기 어려웠던 이들이 글자, 한자(漢子), 영어 문장을 알아가며 배움의 한(恨)을 풀었다.



 명예 회원을 포함해 24명으로 구성된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천안지회 회원들은 비록 직장에서는 떠났지만 각자 맡은 분야에서(오른쪽 표 참조) 배움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박복신 천안지회장이 수강생들에게 음악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조영회 기자]







10년째 이어온 금빛봉사



 2002년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각 지역별로 금빛평생봉사단을 만들었다. 사회 각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아온 퇴직자를 평생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각 지역 평생교육시설, 도서관, 학교, 청소년 시설, 주민자치센터, 문화원, 사회복지기관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자원봉사자로 나서 방과후 학생지도, 문화유적 해설, 장애인, 노인을 대상으로 방문 교육을 펼치고 있다.



 천안성환도서관에 속한 금빛평생교육봉사단 천안지회는 자기계발을 위해 정기적으로 분기별 모임을 갖고 있다. 천안지역 내 기관과 단체 등 평생교육 사각지대를 찾아 수년째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성환도서관에서는 2002년부터 비문해 및 저학력 성인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글과 수학을 매주 2차례 지도하고 있다.



 참여 어르신들은 젊은시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는 놓쳤지만 뒤늦게 익힌 실력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열리는 문해백일장에서 수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봉사단이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은 다름 아닌 어르신들의 변화로 얻은 보람 때문이었다.



활동집으로 전하는 감동 스토리



 충남평생교육원이 최근 충남 전체 봉사자들의 활동 사례를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



 책자에는 퇴직 후 자칫 무료한 삶을 보내거나 타성에 젖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바로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봉사단원들의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다.



 남을 위해 봉사하며 참다운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에는 지난해 활동한 봉사단이 현장에서 느끼고 체험한 봉사 활약상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충남평생교육원은 교육위원과 학교장, 교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지역인사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신규 회원 모집과 현안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올해에도 천안지회 봉사단을 포함한 160명의 봉사단은 전문지식 경험을 살려 도내 각 시·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금빛평생교육봉사단 Q&A



Q 금빛평생교육봉사단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어떻게 되나요?



A 만 55세~만75세의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가진 분들로 각 지역평생학습관을 방문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단, 만 75세 이상인 분들은 명예단원으로 가입하게 됩니다. 신청 후 심사를 통해 봉사단원으로 선발됩니다.



Q 어떤 봉사활동을 하게 되나요?



A 봉사자 개인의 전문적 지식과 성향을 고려해 봉사내용과 봉사유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봉사자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주로 학교, 도서관, 복지관, 문화원, 장애인 시설, 보육시설, 청소년 시설, 노인 시설에서 한글, 한자, 상담, 특기적성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Q 어떤 인정 및 보상제도가 있나요?



A 봉사자의 요청에 따라 활동내용에 관한 확인서를 발급해 주며 소정의 실비를 지급합니다. 또한 우수 봉사자를 선발해 표창하기도 합니다. 봉사자 전문성 신장 및 정보 공유를 위해 워크숍과 연찬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봉사단원은 몇 명입니까?



A 2011년 활동하게 될 충남지역 봉사단원은 129명, 명예단원은 31명으로 모두 160명입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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