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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년] 그들은 현장도 전제도 외면했다

중앙일보 2011.03.25 00:55 종합 1면 지면보기



현장에 없었다 … “두동강 난 천안함 실물 안보고 실험실에 앉아 시뮬레이션만”
전제도 틀렸다
수중 폭발 온도 3000도인데 실험은 지상서 1100도로 해





천안함 폭침 1주년(3월 26일)을 앞두고 천안함의 진실이 다시 공격받았다. 천안함의 북한 어뢰 폭침에 의문을 제기해온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24일 “(바다에서 수거한) ‘1번’ 어뢰는 허깨비”라고 주장했다. “어뢰가 폭발하면 고온의 가스 버블이 생기는데 파란색 ‘1번’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파손시켰다는 주장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어뢰) 파편과 충격파·버블효과·물기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천안함 1주년 토론회’에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과학적 전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서 교수의 버블효과·충격파 분석에서 제시된 압력은 수중이 아닌 공기 중(지상) 폭발을 가정한 것이라고 민·군 합조단 측은 밝혔다. 어뢰 추진체의 ‘1번’ 글씨 잉크 성분은 섭씨 300도의 열만 가해도 탄다고 이 교수는 주장(기존 논문)했으나 수중에서 버블 팽창 후 가스 에너지가 급속히 내려가는 과학 법칙을 무시했다. 송태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 실험에서 섭씨 3000도의 열이 가해져도 버블 팽창 후엔 어뢰 추진부 후미 쪽 온도는 1도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밝혀낸 바 있다. 또 다른 쟁점인 선체와 어뢰에서 동시에 발견된 비결정(非結晶) 알루미늄 산화물과 관련해서도 이 교수 측은 실제 어뢰 폭발 시 온도인 3000도보다 2000도가량 낮은 최고 1100도에서 실험했다.



 서·이 두 교수는 두 동강 난 천안함 실물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절단면 분석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북한 잠수정의 움직임을 비롯한 정보판단도 외면했다. 윤덕용(전 KAIST 총장) 전 민·군 합조단장은 “과학자라면 실물(천안함)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 사람들은 천안함을 보지도 않고 실험실에 앉아 시뮬레이션만 자기식대로 한 사람”이라며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희망을 먼저 갖고 그 뒤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태호 교수 는 “어뢰 추진체 프로펠러의 페인트가 타지 않고 남아있는데도 이들은 ‘타버렸다’는 추정에 근거해 설명해 왔다”며 “전제 오류의 함정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토론 제안은 회피한 채 입맛에 맞는 매체 앞에서 선동만 하고 있다”며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측에서 이승헌 교수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아는데 그때는 나와서 전문가들 앞에서 검증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최준호·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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