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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1년 … 여전히 미망에 빠진 민주당

중앙일보 2011.03.25 00:29 종합 34면 지면보기
천안함 폭침은 한국 사회의 여러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의 진보·좌파 야당·시민단체가 북한에 대해 깊은 미망(迷妄)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년 동안이나 국가를 운영했던 제1 야당 민주당이 이런 미망에 앞장선 것은 충격을 넘는 비극이었다. 천안함 민·관 합동조사단에는 미국·영국·스웨덴·호주의 전문가 24명이 동참했으며 이들은 북한의 어뢰공격이라는 조사결과에 서명했다. 미국의 상·하원과 유럽의회 등 대부분의 선진 국제사회는 조사결과를 받아들이고 북한의 만행을 규탄했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인 한국의 제1 야당은 지난해 6월 29일 북한 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기행(奇行)을 저질렀다. 바로 8년 전인 2002년 6월 29일 북한이 서해교전을 일으켰을 때 민주당은 집권당이었다. 그런 정당이 눈앞에 보이는 북한 만행의 진실을 애써 외면한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국민이 존경할 만한 독자적인 조사노력을 기울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민주당이 추천한 조사위원 신상철씨는 조사단 회의에 딱 한 번 참석하고는 “천안함이 좌초 후 미군 함정으로 추정되는 선박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민주당의 행태는 2008년 일부 의원이 광우병 미신이 선동한 촛불 폭력시위의 앞줄에 섰던 것과 흡사한 것이었다.



 연평도 사태로 북한의 도발이 재확인되면서 현재 국민의 80%가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의 결과가 그렇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제 “아직까지도 침몰 원인에 대해 국민도, 세계적인 학자들도 의혹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80%가 믿는다는데 그는 어느 국민을 가리키나. 그리고 ‘세계적인 학자’란 도대체 누구인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민주당이 ‘맹북(盲北)주의’를 버리고 이성(理性)의 편에 섰다면 북한은 남한의 단결이 두려워 연평도 도발을 벌이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천안함 46인, 한주호 준위, 그리고 연평도 사망 4인과 주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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