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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전쟁’ 종식 … 116일 걸렸다

중앙일보 2011.03.25 00:29 경제 1면 지면보기



김황식 총리 ‘경계’로 경보 낮춰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지 116일 만에 정부가 사실상 구제역 종식을 선언했다. 정부는 24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정부는 구제역에 대한 안정적인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위기 경보단계를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구제역 사태가 뚜렷하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관계기사 E6면>



 정부는 가축 방역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축산농가의 책임도 강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공장식 사육(밀식 사육)’의 대안으로 검토됐던 사육두수 총량제는 대책에서 빠졌다.



 겨울 내내 전국을 뒤흔들었던 이번 구제역은 반갑지 않은 숱한 기록을 남겼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 발생한 이번 구제역은 지금까지 11개 시·도의 75개 군에서 150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정부가 구제역 방역대책으로 백신접종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살처분 후 매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전국 12개 시·도의 81개 군에서 가축이 매몰처리됐다. 가축별로는 ▶소 15만871마리 ▶돼지 331만7864마리 ▶염소 7535마리 ▶사슴 3243마리 등 6250개 농가에서 총 347만9513마리의 가축이 땅에 묻혔다. 지금도 전국 85개소의 가축시장이 폐쇄돼 있고 795개의 이동통제 초소가 설치돼 일부 지역의 가축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23일과 24일에는 전국에서 매몰처리된 가축이 단 한 마리도 발생하지 않아 구제역이 완연한 진정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매몰처리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인원과 장비도 투입됐다. 공무원 48만9140명을 비롯해 군인·경찰·소방공무원·민간인 등 연인원 197만4055명이 ‘구제역과의 전쟁’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방역작업에 참여했던 공무원 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굴착기도 1만7998대나 동원됐다. 구제역으로 인한 재정 소요도 엄청나 매몰보상비 1조8000억원을 비롯해 3조원 가까이 들어갔다.



 한편 구제역이 진정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번 얘기한 그대로”라고 밝혀 거취가 주목된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선진 축산업, 친환경 축산업을 일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호·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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