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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 지브릴·잘릴 투톱 … 친미파로 리비아 임정 설립

중앙일보 2011.03.25 00:17 종합 16면 지면보기



재무에 미국교수 출신 타로니
서방 지지와 재원 확보 절실
“외국기업 석유계약 존중할 것”



지브릴











잘릴



무아마르 카다피에 맞서 싸우고 있는 시민군이 친미파들로 독자 정부를 꾸리고 있다. 반카다피 세력의 최고기관인 국가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임시정부 신임 총리로 무함마드 지브릴(59)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브릴은 각료를 지명하고 카다피에 맞선 임시정부를 구성해 행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무함마드 압델 잘릴 위원장이 이끄는 국가위원회는 입법부 역할을 대신한다.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브릴에 대해 “개혁적 마인드의 소유자로 미국적 시각을 가진 진지한 협상 상대”라고 평했다. 지브릴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전략계획과 의사결정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이 대학에서 수년간 강의했다. 미국적 사고가 몸에 밴 인물이다. 리비아로 돌아와선 국가계획위원회 대표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을 맡아 경제계획을 책임졌다. 리비아 사태가 발발하자 지브릴은 시민군에 합류해 국가위원회 비상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10일에는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 정부의 시민군 지지와 승인을 이끌어내는 외교력을 보여줬다. 지브릴 총리는 선임된 뒤 먼저 경제·재무를 책임질 재무·상업위원장에 알리 타로니(60)를 지명했다. 반카다피 학생운동을 펼치다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로 재직한 인물이다. 1978년 궐석재판에서 카다피 정권이 사형선고를 내려 미국에서 반정부 활동을 벌이다 시민군이 벵가지를 장악하자 귀국했다.



 임시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친미 경제전문가로 구성된 건 반정부 세력에 서방의 지지와 재원 확보가 가장 절실함을 보여준다.



 서방은 그간 반카다피 세력의 수권능력과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이를 불식하려는 듯 임시정부 인사들은 “리비아의 미래는 민주주의와 세속주의가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카다피가 리비아를 수니 이슬람 국가로 규정한 데 반해 임시정부는 터키처럼 정교 분리의 세속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재원 확보와 관련, 타로니는 위원장에 지명된 직후 “영국 정부가 자국에서 인쇄해 카다피 정부에 보낼 예정이던 리비아 화폐 14억 디나르(약 1조2000억원)를 임시정부에 제공키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기관과의 기존 석유 관련 계약도 모두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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