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득세 내릴 때까진 집 안 사겠다” 주택 거래 뚝

중앙일보 2011.03.25 00:13 경제 10면 지면보기



주택거래 활성화방안 발표 3일째



정부가 지난 22일 주택 취득세 인하방안을 내놨으나 시행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거래에 혼선을 겪고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 밀집한 아파트 단지. [뉴시스]





“3·22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발표로 성사 직전까지 갔던 아파트 거래 계약이 갑자기 깨졌어요. 지금 계약하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집을 사겠다던 사람이 매입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24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만난 김모 공인중개사는 3·22 방안에 취득세 인하 시점이 빠져 있어 당분간 주택 매매거래가 끊기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주택 취득세 감면 대책이 주택 거래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주택 취득세를 50% 깎아주겠다고 했지만 “조속한 시일 내 추진”이라며 언제부터 혜택을 받는지에 대해선 발표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공인 이병호 사장은 “10억원짜리 주택의 경우 취득세 감면액이 1900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매수자는 혜택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을 때 계약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3·22 대책을 통해 주택 취득세율을 ▶9억원 이하 1주택자는 2%에서 1%로 ▶9억원 초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4%에서 2%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재건축 계획이 확정된 서울 개포동 일대 아파트도 호가(부르는 값)는 뛰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개포동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아 매수자들이 섣불리 계약서를 쓰고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4만1135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주택 단지인 서울 개포택지개발지구 재정비안을 23일 통과시켰다. 지구단위계획 통과는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본 틀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대형 호재로 꼽힌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에는 잔금 납부일을 늦춰 달라는 계약자들의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 신봉공인 박계숙 실장은 “이미 계약금을 내고 다음 달 초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매수자들이 잔금 날짜를 미루겠다고 해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 25시공인 조향숙 사장은 “이사 일정 때문에 잔금 지급일을 늦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어떻게 할 수 없느냐는 매수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잔금을 치른 매수자들은 불만이 크다. 이달 18일 잔금을 치르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김동욱(47)씨는 “정부가 지난해 말 끝냈던 감면카드를 석 달도 안 돼 다시 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4%→2%)을 지난해 말 종료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1~2월에 잔금을 치른 계약자들이 항의 전화를 많이 한다”며 “주택 수요자들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와 여당이 수시로 정책을 바꾸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 시점과 관련, 법 개정은 전적으로 국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4월 임시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국대 부동산학과 김호철 교수는 “정부는 취득세 감면 시점 및 소급 적용 여부 등을 명확히 밝혀 주택시장에서 빚어지는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함종선·최현주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