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 칼럼] 종중의 금전문제 세밀한 규약 제정 중요

중앙일보 2011.03.22 03:02 11면






안재홍 변호사



종중의 거듭나기



변호사로서 종중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종중에 정말 많은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고 사고가 터진 이후에야 부랴부랴 수습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종중이 이제는 새롭게 거듭나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집단으로서 좋은 취지로 종중의 의미가 있지만 실제로 종중에 재산이 많은 경우 거의 대부분이 99% 소송 문제에 휘말리는 것 같습니다. 대표자를 둘러싼 분쟁, 종중과 종원들간의 재산 분쟁, 종중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한 경우의 횡령 문제 등이 주로 발생하는 종중과 관련된 사건 형태입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규약 제정



실제 소송에서 규약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규약에는 종중사무소라든가, 정기총회, 임시총회, 이사회 등에 대한 핵심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꼼꼼하게 규약이 제정돼야 분쟁의 소지를 없앨 수 있고, 대표자 등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규약 제정은 대충해서는 안 되고 꼭 변호사나 법무사 같은 법률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원 명부작성



특히 임시총회를 개최할 때 소집통지를 성년이상의 연락 가능한 종원 모두에게 해야 하므로 종원 명부를 잘 작성해 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소집통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시총회에서 의결된 결의 내용이 무효가 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일러스트=이진영






대표자선임



종중을 이끌어갈 대표자와 임원을 잘 선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표자가 대부분 나쁜 마음을 먹기 쉬우므로 대표자의 권한 행사를 감시할 수 있도록 규약을 철저히 정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종원들이 총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종중이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주기적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수수방관하면 위 대표자 등이 종중재산을 눈 먼 돈이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기총회와 임시총회 결의



정기총회는 규약에 정해진 사무소에서 매년 일정한 날에 개최됩니다. 그래서 종중원들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도 절차상 하자는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 종중들을 보면 규약이나 고유번호증(관할세무서에 신고하면 사업자등록증처럼 발급됩니다)에 기재된 종중 사무소를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정기총회를 위 사무소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개최합니다. 이러한 경우 법률적으로 많은 문제를 낳습니다. 따라서 위 규약이나 고유번호증에는 실제 정기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정확한 장소를 사무소로 기재해야 합니다. 정기총회는 종중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날짜에 총회를 개최해야 나중에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임시총회는 말대로 임시로 여는 것입니다. 다만 임시총회는 법원에서 아주 요건을 까다롭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임시총회 개최절차는 보통 규약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 절차에 맞추어 개최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중요한 사실은 연락 가능한 종원 명부에 등재된 종원들에게 모든 수단을 통해서 임시총회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접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고, 전화로(휴대폰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화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구두로라도 연락해야 합니다. 또한 연락이 안 되는 종원들을 위해서 신문 공고까지 내야 합니다. 위와 같은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임시총회 개최가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위 총회에서 개최된 의결사항이 효력을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회의록 작성



정기총회나 임시총회, 이사회 등을 개최한 경우 자세하게 회의록에 기재해야 나중에 발생할 지 모르는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의결내용이 여러 가지일 경우 각각 단락을 나눠 자세히 기재해야 하며 특히 대표자나 임원을 포함해 참석한 종원들이 서명이나 도장을 찍어 확인하는 절차도 빼 놓아서는 안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은 종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특히 종중과 관련한 재산 분쟁은 규모가 꽤 큽니다.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법률가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분쟁을 막을 수 있는 노력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재홍 변호사

일러스트=이진영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