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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이어 탱크까지 … 자위대, 방사능 전쟁 선봉에

중앙일보 2011.03.22 00:25 종합 10면 지면보기



11일 대지진 직후 원전 투입



20일 일본 도쿄의 자위대 주둔지 아사카 기지에서 급유를 마친 ‘74식 전차’가 트럭에 실려 출발하고 있다. 원전시설 내 잔해 제거를 맡을 2대가 파견됐다. [도쿄 AP=뉴시스]





20일 일본 항공자위대가 주둔해 있는 미야자키(宮崎)현의 신덴바루(新田原) 기지.



 6명의 소방소대 대원이 동료 대원 700여 명의 박수를 받으며 U4 수송기에 올랐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수 작업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들 파견대는 전원 지원자로만 구성됐다. 자위대에게 후쿠시마 원전은 일본 전역으로의 방사능 확산을 막는 전쟁터다. 목숨을 위협하는 방사능 피폭과 싸워야 한다. 그래서 이날 파견대의 출정식은 특공대의 의식을 방불케 했다. 미타니 나오토 사령관은 “자위대원의 혼(魂)을 발휘해 달라”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날 이들을 비롯해 수십 명의 자위대원들이 후쿠시마 원전으로 향했다.



 자위대가 지진 수습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위대는 대지진 첫날인 11일 처참한 피해 현장에 투입된 이래 현재 자위대 전체 인원(24만 명)의 절반에 가까운 10만6000명이 구조 및 복구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 지금까지 구조된 2만6000여 명(20일 현재) 중 1만9000여 명이 자위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후쿠시마 원전 수습에도 자위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위대는 후쿠시마 원전의 이상이 발견된 11일 가장 먼저 급파됐다. 이들은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원전에 바닷물을 주입해 원자로를 냉각하는 작업에 투입됐다. 14일 원전 3호기 폭발로 자위대원 4명이 부상하고, 그중 1명이 방사능에 피폭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위대는 “방사능 노출 위험 때문에 작전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수장비를 갖춘 200명의 자위대원을 추가 투입했다. 17일에는 특수소방차 5대와 시누크 헬기 3대를 동원한 사상 초유의 원전 대상 합동작전을 실시했다. 자위대의 활약에 힘입어 원전 주변 방사능 누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아사히 신문은 “자위대의 원전 작전은 일본의 운명이 걸린 작전이었다”고 보도했다.



 자위대는 21일 앞부분에 불도저 기능을 갖춘 전차 2대를 투입해 원전 현장의 잔해 제거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미군과 협력해 피해지역에 필요한 의약품을 헬기로 공수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자위대의 활약에 일본 국민 사이에선 “국가적 재앙 때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수습에 나설 수 있는 조직은 자위대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20일 방위대학 졸업식에 참석, “사력을 다해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자위대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목·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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