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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덴 아인슈타인 지성보다 잡스 감성이 낫다”

중앙일보 2011.03.22 00:06 종합 3면 지면보기



김택환 전문기자, 투자 귀재 워런 버핏 인터뷰



워런 버핏 회장이 21일 대구시 대구텍 본관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 선물한 한복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펜던트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21일 오전 8시 대구 인터불고 호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81세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얼굴에 주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목소리도 카랑카랑했다. 검은색에 회색이 섞인 양복을 입고 빨간색 넥타이를 맬 정도로 패션 감각도 있었다. 미리 질문지를 주지 않았는데도 답변에 거침이 없었다.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았다. 외신에서 듣던 대로 그는 소탈했다. 여러모로 한국의 ‘회장님’들과 달랐다.



 버핏 회장은 돈 버는 방법을 사람·기업·사회라는 측면에서 분석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사람은 과학적 분석을 할 수 있고 제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과학적 분석이라고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그가 “아인슈타인처럼 너무 지적일 필요는 없다”고 했으니까. 그는 여론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고 팩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분석하고 군중을 따라다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다. 지적 능력만큼이나 감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부를 얻은 대표적 인물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꼽았다. 잡스는 새로운 세상을 예측하고 상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기업. 그는 자신이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과 경쟁력, 기업의 인프라와 경영 능력을 중시한다고 했다. 경영자의 신뢰성과 인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의 리더십을 유심히 본다는 얘기다. 자신이 투자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코카콜라를 꼽았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투자 대상을 고르는 자신만의 ‘선구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나는 업종 중심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자동차 부품이나 장비업체 등이라고 머릿속에 두고 일을 시작하진 않는다. 그렇게 하면 기회의 범위가 좁아진다. 어떤 기업의 10년 후 모습을 생각하면서 결정한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처럼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기 쉬운 회사가 ‘애플’ 같은 회사보다 우선적으로 투자 대상이 된다. 업종이 아니라 기업을 보고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의 가치에 주목했다. 아무리 사람이 잘나고, 기업을 잘 골라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다. 그는 “내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어느 구석에서 사과를 팔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부자의 책임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다른 시대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부자가 결코 될 수 없었다. 사회가 나를 부자로 만들었다. 사회에 많은 것을 되돌려 주려고 한다. 나의 수익에서 1.2%만 가족이 갖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한다.”



 최근 현안인 동일본 대지진에 대해 그는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내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며 “다만 일본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재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에선 “내가 일본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일로 팔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대구텍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15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다. 매출액이나 수익률이 높다. 회사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 분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국에 새로 투자할 계획은 있나.



 “포스코와 몇몇 회사에 투자했다. 새로운 투자 회사를 찾고 있다.”



 버핏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를 언급하며 “믿어지지 않는(incredible) 훌륭한 철강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정보기술(IT) 기업보다 ‘굴뚝기업’을 좋아하는 그의 투자 성향은 여전했다. 그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자산업 관련 주식은 미국에서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예전에 전자 관련 주식을 많이 다루지 않았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잘 모르는 것은 애써 아는 것처럼 두루뭉수리로 포장해 답변하지도 않았다. 그는 남북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북관계에 관한 지식이 없다” 고만 답했다.



대구=김택환 미디어전문기자, 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워런 버핏=여섯 살 때 이웃에게 껌과 콜라를 팔아 돈벌이를 시작했고, 일곱 살 때엔 채권에 관한 책을 선물로 달라고 산타클로스에게 기도했다. 열 살 생일 기념으로 소풍 간 곳은 뉴욕 증권거래소였다. 그리고 백만장자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실제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릴 정도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존경받고 있다. “삶은 스노볼(눈덩이) 같다. 중요한 것은 (잘 뭉쳐지는) 습기 머금은 눈과 진짜 긴 언덕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버핏이 말한 돈 버는 비법



① 사람의 가치



군중 좇지 말고 자신의 길 가라



② 기업의 가치



투자할 땐 기업 리더십을 보라



③ 사회의 가치



미국에서 태어난 덕에 돈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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