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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교육투자 많이 해 경제 발전시켜야”

중앙선데이 2011.03.20 02:27 210호 1면 지면보기
룰라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이양수 기자와 악수하고 있다.
200분. 짧지만 긴 만남이었다. 지난 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브라질을 8년간 통치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만난 계기는 한국 정치의 답답한 현실 때문이었다. 두 번의 대통령 임기(8년)를 마치고도 90% 가까운 지지율을 자랑하는 리더십의 비결은 뭘까. 우리는 왜 그런 정치 지도자가 없는걸까.

중앙SUNDAY가 만난 룰라 전 대통령

룰라 인터뷰는 LG전자 브라질법인의 신제품 전시회 도중 이뤄졌다. 그는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행사장에 들러 제품 구경, 인터뷰, 면담, 연설 등을 한 다음 9시쯤 자리를 떴다. 그 사이 기자는 26년간의 취재 경험을 동원해 룰라의 동작 하나, 발언 한마디를 깊이 살폈다. 룰라 퇴임 뒤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그를 밀착 취재한 셈이 됐다.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희망과 소통·친화력의 달인이었다. 그가 말할 때 왼손을 치켜들면 새끼손가락이 안 보였다. 18세 선반공 시절에 잘렸기 때문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표상이었다. 그는 어느 곳에서든 눈앞에 있는 사람과 정성껏 대화를 나누었다. 따뜻한 표정으로 상대방 눈을 주시하거나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상대방을 격려할 때는 어깨를 끌어당겨 포옹하고 손바닥으로 등을 서너 차례 토닥거렸다.

그는 교육 중시론자였다. 낯선 한국 기자를 만나자마자 “한국은 언제쯤 교육문제를 해결했느냐”고 물었다. “70년대 후반쯤”이라고 답하자 “대학 교육비는 얼마쯤 필요하냐”고 되물었다. “사립대학은 연 1만 달러쯤 된다”는 대답에 “브라질에선 대학 학비 부담이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브라질도 한국처럼 교육투자를 많이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복지 균형론자였다. 한 시간쯤 LG의 첨단기술을 둘러보면서도 중산층·서민을 위한 제품 개발을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축구경기를 볼 때 시원한 맥주를 빨리 꺼내 마시는 값싼 냉장고를 개발해야 물건도 잘 팔리고 경제에도 좋다는 식이었다. 로봇청소기·트롬 스타일러 앞에선 어린애 같은 표정으로 오랫동안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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