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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잘 빠져나가는 사람...유엔이 지상군 파견해야 해결”

중앙선데이 2011.03.20 01:27 210호 6면 지면보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영공 전역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한 18일 리비아 반군 거점도시 토브룩에서 시민들이 유엔의 결의를 환영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영공 전역에 대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직후 즉각적인 반군세력과의 정전을 선언한 카다피의 약속은 하루 만에 깨어졌다. 카다피군은 반군 중심지 벵가지를 19일(이하 현지시간) 공습했다. 앞서 무사 쿠사 리비아 외교부 장관은 18일 “리비아 정부는 시민들을 보호하고 유엔 결의안을 준수하기 위해 휴전한다”고 했었다.안보리 결의안을 정면으로 무시한 카다피의 도박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파크리 A 엘피키(사진) 이집트 카이로대 정치경제학부 교수에게 리비아 정세의 전망을 물었다. 엘피키 교수는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엘타다몬 투자은행의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리비아 전문가다. 그는 “카다피는 비행금지구역을 무시하고 벵가지를 공격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며 “카다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카이로대 파크리 엘피키 교수의 리비아 사태 해법

-카다피가 “반군을 공격하지 않겠다”며 정전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벵가지를 공격했다.
“예견된 일이다. 42년간 당해온 리비아 사람들이 카다피의 말을 믿을 것 같은가. 그는 교묘하게 잘 빠져나가는 사람이다. 정전 선언으로 현 상황을 어느 정도 유지한 뒤 다시 벵가지 등 반군 거점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엔 안보리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리비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심리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그동안 반군 측에서 꾸준히 주장해 온 것이다 . 카다피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무시하고 다시 공습을 하게 되면, 국제사회로부터 통치의 정당성을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 효과는 카다피의 행동을 조금 늦추는 정도일 것이다. 카다피 체제를 끝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안보리에서 중국·러시아·독일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이들 국가는 리비아와 군사적·정치적·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는 리비아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이미 리비아는 회복 불능 상태까지 갔다. 오늘만 해도 휴전 선언을 무시하고 벵가지 인근을 폭격하지 않았나. 그것이 카다피다. 국제사회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같은 대규모 군대를 파병해 카다피를 막지 않는 한, 그는 계속해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할 것으로 본다.”

-반군이 역전을 노려 반격할 가능성은.
“반군 역시 분명히 카다피 군에 공격할 것으로 본다. 비행금지구역이 철저히 지켜져 전투기 공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트리폴리로 진격해볼 만하다. 미국·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의 개입 역시 반군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앞으로 리비아 사회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카다피에게는 사실 지금 선택권이 없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다. 그의 군대는 반정부군과 싸워 이기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 대부분이 별다른 대책 없이 반정부군을 돕고 있지 않나. 국제사회에서 큰 제재를 하거나 지상군을 파병하는 등 액션을 취하지 않는 한,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카다피가 이긴다면 반정부세력들은 말한 대로 다 숙청되거나 추방될 것이다. 하지만 축출된다고 해도 리비아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은 없다. 전쟁이 끝나면 튀니지·이집트처럼 일반적인 이슬람 국가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앞으로 카다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 궁극적으로는 나토 국가들이 개입해 공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카다피의 시대도 끝난다. 현 정부가 무너진다면 카다피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범으로 처벌받거나 자신의 국민에 의해 살해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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