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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폭발해도 반경 30km 너머는 큰 위험없어”

중앙선데이 2011.03.20 00:34 210호 14면 지면보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국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당장 우리나라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100%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사람들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우리나라도 위험하다’와 같이 출처 없는 말로 인해 두려움에 떨고 있다.

방사성 물질과 인체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발전소 주변 반경 30㎞ 지역을 벗어나면 사실상 방사성 물질은 건강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 진영우(산업의학과 전문의) 방사선영향연구팀장은 “최악의 상황이 와서 원자로가 모두 폭발한다고 해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방사선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고 지역 주변만 제외하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물론 대기 상태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먼 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다. 실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사고 지점에서 1500㎞ 이상 떨어진 노르웨이·핀란드까지 방사성 물질이 날아 갔다. 그러나 해당 지역 사람들에게 추가 피폭 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김수근 교수는 “방사성 물질이 입자 형식으로 이곳저곳에 퍼지더라도 중간에 희석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체르노빌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20년 동안 매년 평균 1~2mSv(밀리시버트)만큼만 더 방사선에 노출됐을 정도다. 연간 자연방사선량은 평균 2.4mSv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 증가로 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암이 잠복기가 평균 20~25년인 점을 고려하면 방사선에 의한 암 위험성은 조금 더 지나야 증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측치가 그대로 사고로 인한 피해자 수로 둔갑하는 것은 문제다. 방사성 물질이 장기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할 때 대부분의 기관은 ‘체르노빌 사고로 방사선에 노출된 인구의 초과 암 사망자 수 예측치(96년 국제암연구소)’를 인용한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이 보고서에 나온 인구를 전 세계 인구로 환산해 피폭으로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암 때문에 약 2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료에서 초과 암 사망자수 예측치로 제시된 4000여 명은 이미 암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로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영우 팀장은 “7mSv에 노출된 680만 명 중 방사성 물질 때문에 암에 걸릴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 수가 4000여 명이라는 것인데 많은 기관에서 잘못 인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수치는 비율로 보면 자연 암발생률의 0.05%에 불과하다.

물론 우유·계란과 같은 유제품을 먹으면 방사성 물질을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한 방사성물질 오염 검사는 필요하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이 국내에 반입된 일본산 수산물 14가지에 대해 이미 조사를 시작한 것은 식품 섭취로 인한 내부 피폭 우려 때문이다.

방사선보건연구원 이병일 책임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 노출이 기준치의 수천 배라고 이야기하면 어떤 의미인지 모르면서 막연히 두려움만 가진다”며 “방사선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아예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방사성 물질과 관련해 사소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질문을 뽑아 문답식으로 꾸며봤다.

Q: 임신부는 미량이라도 방사선에 노출되면 위험하다던데.
A: 임신 중 방사선에 노출되면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0mSv 이하의 피폭이라면 기형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궁 내에서 피폭된 아기는 머리 크기가 정상 아기보다 작고, 정신지체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학계에서는 임신 8~15주 사이에 태아에서 250mSv를 초과한 피폭이 발생했을 때 기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100mSv 이하의 태아 피폭에서는 방사선에 의한 기형은 보고된 적이 없다.

Q: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 그 양은 많지 않더라도 원래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양에 추가되는 개념인데.
A: 체르노빌 사고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 거주민이 추가적으로 받은 ‘세슘-137’의 양은 20년 동안 총 10~20mSv에 불과하다(2005년 체르노빌 포럼 보고서). 이 수치는 1년 평균 1~2mSv만큼 더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평균 자연 방사선량 2.4mSv와 합치면 연평균 3.4~4.4mSv에 노출된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방사성 물질인 ‘라듐’ 때문에 자연적으로 방사선량이 많은 인도 케랄라, 이란 람사르, 중국 광둥 지역에서 평균 연간 방사선량은 6.4mSv다. 해당 지역 사람들의 건강상태는 다른 지역 사람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Q: 일부 방사성동위원소는 반감기가 수십 년 이상이라고 들었다. 그 기간 동안 우리 몸에서 나가지 않는 것인가.
A: 요오드-131은 2~3일, 세슘-137은 110일이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반감기는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 두 가지로 나뉜다. 물리적 반감기는 토양과 같이 자연적인 상태에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와 달리 생물학적 반감기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몸 안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세슘-137은 물리적 반감기는 30년이지만 생물학적 반감기는 110일이다. 세슘은 이 기간 동안 우리 몸 안의 장기를 돌아다니면서 80%는 소변으로, 20%는 대변으로 배설된다.

Q: 비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방사성 물질은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비와 함께 내려온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이 많이 배출된 지역에서 내리는 비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방사선량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뚝 떨어지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면 지금 당장 비를 맞아도 큰 위험은 없다. 물론 기체 상태의 방사성 물질과 미세입자는 조건에 따라 반경 1000㎞ 밖으로도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성 물질은 대기 중에서 계속 희석되기 때문에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Q: 일본에서 온 사람의 옆은 위험한가.
A: 그렇지 않다.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입국한 3명에게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지만 0.1mSv 정도였다. X선 검사를 한 번 받은 것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옷이나 소지품에 묻은 것일 뿐이다. 피폭된 사람이라도 방사선의 양이 적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Q: TV를 보면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실제 도움이 되는지
A: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주로 문제가 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요오드-131’과 ‘세슘-137’ 두 가지다. 이들은 입자가 작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마스크로는 방어가 어렵다. 다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사람들은 내가 보호받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 일반 마스크가 아닌 공기주입식 마스크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Q: 요오드를 먹으면 정말 피폭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까.
A: 원래 우리 몸은 요오드 양을 항상 20~50㎎ 정도로 유지한다. 따라서 미리 요오드를 섭취하면 방사성 요오드가 들어오더라도 그냥 배출돼 예방 효과가 생긴다. 일반적으로 피폭이 예상될 때 2시간 전에 섭취하면 90% 이상 방사성 요오드 차단 효과가 있다. 피폭 후에 섭취해도 효과는 있다. 피폭 3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섭취하더라도 50%, 심지어 하루가 지난 후에 복용해도 7%의 효과가 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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