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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29개국서 442기 가동 중 첫 원자로는 핵폭탄 제조 위해 만들어

중앙선데이 2011.03.20 00:32 210호 14면 지면보기
세계 최초의 원자로는 1942년 11월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가 미국 시카고대 지하에 만들었다. 플루토늄 생산이 목적인 이 원자로 건설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41년 미국이 시작한 원자폭탄 제조계획(맨해튼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는 ‘원폭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로버트 오펜하이머였다. 앞서 독일의 화학자인 오토 한이 1938년 우라늄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핵분열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발견은 결국 원자폭탄 제조 계획의 초석이 됐다.

원자력의 시작과 현재

페르미의 원자로는 감속(減速)재로 흑연을 사용했다. 감속재는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과 같은 원자핵이 중성자를 쉽게 흡수해 핵분열 연쇄 반응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중성자의 빠른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물(경수·중수)이나 흑연을 쓴다. 원자로는 감속재로 보통의 물인 경수를 쓰면 ‘경수로’, 보통 물보다 끓는 점과 어는 점이 높은 중수를 쓰면 ‘중수로’로 분류된다.

45년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페르미의 원자로에서 생산된 플루토늄으로 만든 것이다. 54년엔 소련(현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의 오브닌스크에 세계 최초의 발전용 원자로가 세워졌다. 50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56년엔 영국에 9만2000㎾의 발전용량을 가진 캘더홀발전소가 등장한다. 본격적인 상업용 전기생산 시설로 세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불리기도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발전용 원자로는 모두 442기다. 미국이 104기로 가장 많다. 한국은 21기로 세계 5위 수준이다. 또 현재 건설 중인 원자로는 62기, 건설이 확정된 원자로도 158기에 달한다.

원자로는 목적에 따라 발전용 외에 동력용과 다목적용 등으로 나뉜다. 동력용은 항공모함·잠수함·화물선 등의 동력원으로 제작된 것이다. 또 제철, 지역난방, 해수 담수화 등에 사용되는 경우는 다목적용으로 불린다. 실험용과 연구용 원자로도 있다.

발전용 원자로 중에서는 경수로 비중이 가장 높다. 전 세계에서 운전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80%가 경수로다. 78년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처음 상업용 발전을 시작한 국내에선, 월성원전의 원자로 4기만 중수로이고 나머지는 경수로다. 다른 원자로에 비해 형태가 작고 운전하기도 비교적 쉽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원자력의 강점은 경제성이다. 1g의 우라늄235가 완전 핵분열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약 1430여L) 또는 석탄 3t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86년 4월 체르노빌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원전 건설 시 안전대책이 집중 고려된다. 우리나라는 내부에 25㎝ 두께의 강철로 된 원자로 용기를 넣는 것은 물론, 120㎝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로 원자로 외벽을 쌓는 등 5중의 방호벽을 구축한다. 또 리히터 6.5의 강진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 하지만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대형 지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원자력 발전 정책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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