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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방사능 누출 때 성인은 갑상선암 늘지 않아

중앙선데이 2011.03.20 00:20 210호 17면 지면보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 노출에 의한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요오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현재 원자로 사고로 유출될 우려가 있는 방사성 물질은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 두 가지다. 이 중 가장 많이 방출되는 것은 방사성 요오드다. 인체에는 20∼50㎎의 요오드가 존재하며, 이 중 60∼80%가 갑상선에 함유돼 있다. 방사성 요오드에 과량 노출되면 이는 갑상선으로 들어가 갑상선을 파괴하며 약 5년의 잠복기를 거쳐 갑상선암이 발생할 수 있다. 요오드를 미리 과량 복용하면 갑상선에 요오드가 충분히 포화돼 있어서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는 반감기가 평균 8일에 불과해 초기에 예방조치를 잘하면 노출돼도 갑상선에 손상을 주지 않고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원자로의 방사성 요오드 노출에 의한 위험성이나 고농도 요오드 복용의 안전성과 예방효과가 불확실했다. 체르노빌 인근 지역인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가 갑상선암에 걸려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암을 유발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또한 체르노빌 사고 직후 인접국인 폴란드는 첫 조치로 국민 1800만 명에게 요오드를 지급했는데 그 결과 폴란드에서는 방사능 노출과 관련된 갑상선암 발생이 거의 없었다. 요오드에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체르노빌 사건의 경우 성인은 방사선에 노출돼도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하지 않았다. 주로 소아가 노출됐을 경우 갑상선암이 증가했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이 발생했다. 즉, 조직이 연약한 소아가 갑상선암 발생에 더 취약한 것이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수술과 방사선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성인 기준으로 요오드의 하루 최적섭취량은 0.15㎎이며 방사성 요오드 피폭 시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는 요오드 복용량은 하루 100㎎이다. 요오드는 요오드칼륨 약을 복용하는데 성인의 경우 2정(1정에 50㎎의 요오드 함유)을 1회 복용으로 예방효과를 볼 수 있으며 소아는 연령에 따라 감량해 1회 복용한다. 부작용은 매우 드문 편이며 소수에서 기관지 천식이 유발되었고 가벼운 피부 알레르기가 일부 보고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cGy(1 rad)의 방사선 노출 시 어린이·임신부·수유부에게 요오드를 공급하도록 권고한다. 60세 이상은 요오드 예방이 해당되지 않으며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요오드 다량 복용으로 일시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해 심장이 붓고 기능이 감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었을 때 갑상선암의 발생은 요오드 섭취 부족 국가에서 세 배 정도 더 많이 증가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해조류(미역·다시마·김) 섭취가 많아 하루 요오드 섭취량이 500ug 정도로 충분한 반면 미국인이나 영국인의 요오드 하루 섭취량은 200ug 미만에 불과하다.

요오드를 방사선 노출 1~2일 이전에 복용하면 갑상선에 도달하는 방사선 요오드의 양을 98% 정도 줄일 수 있으며, 노출 즉시 복용하면 90%, 노출 8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40% 줄일 수 있다. 노출 2일 이전에 복용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방사성 요오드 노출 전 2일 내에 혹은 노출 후 최소 8시간 이내에 복용할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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