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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 대출은 코픽스 잔액 기준이 가장 유리

중앙선데이 2011.03.20 00:02 210호 26면 지면보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A씨와 B씨는 1년 전 국민은행에서 똑같이 3억원을 빌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하지만 다달이 내는 이자는 큰 차이가 난다. A씨는 이달에 대출 이자로 119만7500원(대출금리 연 4.79%)을 냈다. 반면 B씨의 대출 이자는 141만2500원(대출금리 연 5.65%)으로 A씨보다 21만5000원이나 많았다.

대출금리, 코픽스는 웃고 CD는 울었다

그렇다고 B씨가 A씨보다 신용이 나쁘거나 은행 거래실적이 적다고 불이익을 받은 것은 아니다. 둘 다 은행에서 우량 고객으로 인정받아 0.8%포인트의 이자율 감면을 받았다. 두 사람의 대출 조건은 단 한 가지만 빼고는 모두 같았다. 바로 대출 기준금리의 선택이었다.

A씨는 은행 창구에서 상담할 때 ‘코픽스 잔액 기준’에 따라 대출 이자율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코픽스는 지난해 2월 말 등장한 비교적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다. 코픽스에는 잔액 기준과 신규 취급액 기준의 두 가지가 있다.

A씨가 대출을 받았던 지난해 3월 16일의 코픽스(잔액 기준)는 연 4.1%였다. 6개월짜리 변동금리를 선택한 A씨에게 은행은 1.06%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매겼다. 이에 따라 A씨는 첫 6개월 동안 다달이 129만원(대출금리 연 5.16%)의 이자를 냈다. 지난해 9월 대출금리를 다시 계산할 때가 닥치자 A씨는 은근히 걱정이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지난해 9월 코픽스(잔액 기준)는 연 3.88%로 처음 대출받을 때보다 더 낮아졌다. A씨가 내는 월 이자도 123만5000원(대출 금리 연 4.94%)으로 줄었다. 다시 6개월이 지났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지난해 11월과 올 1월)에도 코픽스(잔액 기준)는 연 3.73%까지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월 이자가 9만2500원이나 줄었다. A씨는 적어도 오는 8월까지는 대출금리 인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금리역전 가능성 유의해야
B씨는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 본다면 잘못된 선택을 했다. 대출 기준금리로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골랐기 때문이다. 당시 CD금리는 연 2.84%(3개월마다 변동), B씨에게 적용된 가산금리는 2.26%포인트였다. 따라서 B씨는 월 이자로 127만5000원(대출금리 연 5.1%)을 냈다. 당시만 해도 코픽스(잔액 기준)보다 1만5000원 쌌다. 은행 직원은 “당장 대출금리가 높으냐, 낮으냐보다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금리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는 ‘설마’ 하는 생각에 당장 이자가 조금이라도 싼 것을 택했다.

지난해 6월이 되자 CD금리는 연 2.45%를 기록했다. B씨의 대출금리도 연 4.71%로 낮아졌다. 이때가 바닥이었다. 이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CD금리는 수직 상승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에는 ‘설마’ 했던 대출금리 역전이 현실이 됐다. 현재 CD금리는 연 3.39%로 B씨가 처음 대출받았을 때보다 0.55%포인트나 올랐다. B씨는 대출금리를 다시 계산하는 오는 6월 이전에 한은이 또 금리를 올릴까봐 걱정이다.

두 사람과 같은 시기에 같은 은행에서 3억원을 빌린 C씨도 있다. 현재 그는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싼 이자를 물고 있다. 대출 기준금리로 코픽스의 신규 취급액 기준을 골랐기 때문이다. 그는 첫 6개월간 다달이 117만원을 이자로 냈다. 지난해 3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62%, C씨의 대출금리는 연 4.68%였다. 지난해 9월이 되자 월 이자가 105만5000원(대출금리 연 4.22%)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가 3.16%까지 떨어진 덕분이다. 이달에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가 반등(연 3.63%)하면서 C씨의 대출금리(연 4.69%)도 따라 올랐다. 그럼에도 C씨의 월 이자(117만2500원)는 여전히 A씨보다도 약간 적다.

하지만 오는 9월 대출금리를 다시 계산할 때가 되면 A씨와 금리 역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C씨가 선택한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은 변동성이 심하지만 A씨에게 적용되는 잔액 기준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코픽스 잔액 기준의 변동폭은 0.41%포인트였지만 신규 취급액 기준은 1.02%포인트로 두 배 이상이었다.

CD 대출, 코픽스로 갈아타기 추천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코픽스 잔액 기준, 금리 하락기에는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이 유리하다”며 “만일 대출 기간이 길지 않고 앞으로 시중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코픽스 잔액 기준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D금리 연동 대출은 현재 이자가 가장 비싸면서 대출금리도 더 오를 위험이 있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어서 고객들 사이에서 코픽스 잔액 기준 대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고객들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금액(1조9000억원)의 대부분(91%)이 코픽스 대출이었고, 그중에서도 잔액 기준의 비중(87%)이 신규 취급액 기준(13%)보다 월등히 높았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코픽스 잔액 기준을 선택한 고객의 비중이 90%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코픽스에 대한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큰 차이가 났다. 우리·신한은행은 코픽스 잔액 기준으로 대출받는 고객에게 최저 연 3%대(18일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하나은행도 코픽스 잔액 기준의 대출금리(최저 연 4.09%)를 신규 취급액 기준(연 4.41%)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기업·외환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코픽스 잔액 기준의 대출금리를 신규 취급액 기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책정했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과거 CD금리 연동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에 금리가 크게 올라 고민이라면 ‘대출 갈아타기’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며 “이 경우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중도상환으로 처리하고 비교적 금리가 낮은 코픽스 대출을 받으면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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