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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mSv 초과하면 ‘삐…’ 배지달고 암흑 속으로

중앙일보 2011.03.19 16:29
대량의 방사능 유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후쿠시마(福島)의 제1원자력발전소. 전력 공급 설비와 원전 냉각기를 잇는 송전선 연결만이 살 길이다.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원은 모두 279명. 요미우리신문은 “이들의 손에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열쇠가 쥐어져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들의 목표는 2호기의 임시 변전소와 송전선을 연결, 고압전기를 냉각펌프에 꽂는 것이다. 노심 용융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바로 이것이다.



20여 명이 한 팀이 돼 현장에 투입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과 방호마스크로 온몸을 에워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적’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가슴에 단 측정계 배지였다. 배지는 방사능 양을 측정해 위험을 알린다. “삐~.” 방사능 양이 80밀리시버트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린다. 1명이 한 번에 작업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당장 피하라’는 신호다. 이땐 재빨리 다른 직원과 교대해야 한다. 잠시라도 머뭇거려 한꺼번에 대량 방출되는 방사능을 쐰다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들의 목숨을 건 노력 때문이었을까. 일본 당국은 “오늘 안으로 제1원전 1ㆍ2ㆍ5ㆍ6호기에 전력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자력 안전보안원 니시야마 히데히코 관방 심의관은 긴급기자 회견에서 “이들의 작업이 성공하기를 눈물나도록 빌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 이외에 다른 최전선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작업 인원은 300여 명에 달했다. 도쿄전력과 원자로 제조사인 도시바, 전력업체 히타치 등의 직원들이다. 15일 아침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직원 750명이 떠나 ‘최후의 50인’만 남았었다. 그러나 원전의 위험이 고조되자 자원자가 쇄도하면서 이같이 늘었다. 이들은 추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곳을 일일이 확인했고 물 투입을 위한 호스 연결 작업을 진행했다. 도쿄전력은 “처와 자식이 없는 직원을 중심으로 자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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