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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의 금요일 새벽 4시] “동안(童顔)? 술배만 보면 … ”

중앙일보 2011.03.19 00:39 주말섹션 14면 지면보기
◆공연 끝날 즈음 택시회사에 전화해 “1만 명 몰려나가니 빨리 와달라”고 요청하기, 하이힐 여성 관객을 위해 슬리퍼 준비하기, 잠실 공연 때 다른 체육관으로 잘못 가는 팬을 위해 봉고차 대기시키기…. 모든 준비가 완벽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가수 김장훈씨가 말한 ‘염려증’의 사례입니다. 사실 ‘약점’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솔직하기’도 마찬가지죠. 장훈씨는 ‘너무 거리낌 없는 거 아냐’ 생각이 들 만큼 당찼습니다. “제 인격에 하자가 많아요. 싸움도 많이 했고.” 장훈씨는 줄곧 스스로를 과하게 ‘평가절하’했습니다. 하지만 그 틈새로 당당함과 도전으로 살아온 삶이 읽혔습니다. 나이에 비해 젊게 사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48세라곤 믿기지 않는 피부 탄력이 고왔죠. 회사에 돌아와 에디터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동안 소리 좀 듣는데, 김장훈씨는 대단하더라고요.” 또 핀잔이 날아옵니다. “술배만 보면 50대다.” <김준술>





◆김정기 교수를 인터뷰한 곳은 김 교수님의 ‘서재’였습니다. 자그마한 원룸을 빌려 매일 ‘출근’하고 계시는 모양이었습니다. 앗, 그런데 저것은? 방 한쪽에 절반 넘게 남은 소주병 서넛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점심에 혼자 반주 삼아 먹으면, 너무 많이 남아서 아깝기도 하고….”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어차피 점심은 해야 할 것 아뇨? 나랑 같이 합시다.” 교수님은 신문윤리강령 개정을 주도하신 분입니다. “흠흠… 저희는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예요. 밥 먹으면서 하는 게 진짜 인터뷰지.” ‘그래 혼자 드시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야’. 속 핑계를 대며 교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교수님은 단골 식당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하십니다. “두루치기 3인분! 그리고 소주 하나!” 교수님! 두루치기 아주 맛있었습니다. <성시윤>





◆매일 사진 속에 파묻혀 사는 사진기자들은 되레 사진 알기를 우습게 압니다. 찍힌 사람에겐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사진이 사진기자에게는 날마다 넘쳐나는 사진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기자들은 찍은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공수표를 날리는 나쁜 사람들로 유명하지요. 일본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를 취재하며 함께 경동시장 구석구석을 다녔습니다. 저는 구로다를 취재했고, 구로다는 유창한 한국말로 경동시장을 취재하더군요. 제가 먼저 명함을 주며 꼭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큰소리쳤습니다. 얼마 후 지진과 쓰나미로 참혹하게 변한 일본 소식에 구로다와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사진이 문제가 아니었지요. 피해는 없는지 안부 메일을 보냈습니다. 걱정해 줘서 고맙다는 답장이 왔지요. “휴~.”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짐했습니다. “착한 사진기자가 되자.” <박종근>





j 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섹션 ‘제이’ 41호

에디터 : 이훈범 취재 : 김준술 · 성시윤 · 김선하 · 박현영 기자

사진 : 박종근 차장 편집·디자인 : 이세영 · 김호준 기자 ,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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