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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낭비 스톱!] 결국 창고로 간 용인경전철

중앙일보 2011.03.19 00:23 종합 25면 지면보기



“9개월 외부에 방치 훼손 우려”
30대 모두 옮겨 … 차량기지 폐쇄



18일 오전 3시 용인경전철㈜ 직원들이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천리의 한 물류창고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열차를 창고 안으로 옮기고 있다. [용인경전철㈜ 제공]



18일 오전 3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용인경전철 차량기지에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대형 크레인과 트레일러 여러 대가 경전철 차량을 창고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무게 24t짜리 경전철은 한 량씩 트레일러에 실려 15㎞ 떨어진 이동면 천리의 물류창고로 옮겨졌다. 대당 23억5000만원짜리 경전철 30대가 9개월 동안 외부에 방치됐다가 기약 없는 겨울잠에 들어갔다.



 경전철을 건설한 민간 사업자인 용인경전철㈜ 최승혁 부장은 “장기간 방치한 탓에 녹이 슬고 성능이 떨어질 것 같아 차량을 창고로 옮겼다”고 말했다. 차량기지는 폐쇄됐다.



 경전철은 지난해 6월 말 시범 운행을 마친 뒤 7월 정식 개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용인시가 일부 부실공사 등을 내세워 준공을 거부했다. 본질적인 이유는 승객 수요 예측을 잘못해 개통되면 연간 550억원씩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시민의 세금으로 30년간 1조65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메워 줘야 한다.



 용인시와 업체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업체 측은 지난달 21일 국제중재법원에 사업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중재를 신청했다. 용인시가 경전철 시설을 인수하기도 어렵다. 들어간 투자금만 1조1000억원이나 된다. 주성대 김혜란(복지학부) 교수는 “치적을 쌓으려는 자치단체장의 무리한 사업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시민과 의회의 책임도 크다”며 “세금 낭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용인경전철(에버라인)=2005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2009년 12월 완공됐다. 기흥구 구갈역~처인구 전대역까지 15개 역(18.1㎞)이 들어섰다. 투자한 민간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하고 용인시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규정에 따라 적자를 보전한다. 2004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때는 하루 평균 승객을 14만 명으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수요 예측을 다시 한 결과 하루 평균 승객이 3만 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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