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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 불사 ‘하이퍼 레스큐’… 2㎞ 밖 바닷물, 소방차 릴레이로 끌어와 원전에 쐈다

중앙일보 2011.03.19 00:18 종합 4면 지면보기



도쿄소방청 기동부대 오늘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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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목숨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일본 최정예 소방부대인 도쿄소방청 소속 소방구조 기동부대 ‘하이퍼 레스큐(Hyper Rescue)’가 18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전격 투입됐다. 붉은 소방차량 30대에 나눠 탄 139명의 대원은 이른 아침 원전에서 약 10㎞ 떨어진 이와키시에서 작전 수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방사선을 차단하는 특수 방호복으로 무장한 대원들은 특수재해대책차량으로 제1원전을 향해 전진하며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작업 위치 확보를 위해서다. 이후 송수차량과 호스 연장차량을 연결시켰다. 이들이 동원한 ‘수퍼 펌퍼(Super Pumper)’는 사고 현장에서 2㎞ 떨어진 바다나 강에서 직접 물을 끌어올릴 수 있다. 평균 2t씩 탱크에 물을 싣는 소방차와 달리 냉각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퍼 펌퍼는 굴절방수탑차에 고압의 물을 공급한다. 굴절방수탑차는 최대 지상 40m 높이까지 사다리를 뻗어 분당 5t의 물을 뿌릴 수 있다. 이 장비는 높은 수압으로 정확하게 목표에 적중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한 하이퍼 레스큐 대원은 “방사능에 피폭될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작전을 제대로 수행해 물이 원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만을 빌었다”고 말했다. 헬기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공에서 물을 투하하는 것과 달리 육상에서 원전 건물에 상당히 근접해 물을 뿌리는 작업에도 지원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하이퍼 레스큐는 특수 재해 발생 시 구조작업을 위해 창설된 부대다. 불도저·파워셔블 등 대형 중장비와 다이아몬드 커터, 적외선 투시장치, 전자파 탐사 장치 ‘시리우스’ 등 특수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장애물을 폭파하기도 한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하이퍼 레스큐 대원들의 투입을 직접 결정했다. 원자로 내 폐연료봉을 냉각시키는 수조의 물이 증발돼 방사성물질이 방출되는 만큼 정예 소방대원 동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전날 사사모리 기요시(笹森<6E05>) 내각 특별고문에게 “(살수) 준비가 돼 있었으면서 왜 더 빨리 시작하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좀처럼 성과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짜증을 낸 것이다. 기존의 도쿄전력 180명과 자위대원 200명, 경찰 수십 명이 며칠째 살수 작업을 벌여왔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간 총리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하이퍼 레스큐는 19일 새벽 0시30분 살수 작업을 시작했다. 당초 18일 낮부터 작업하려 했으나 송수차를 설치한 장소가 지반 약화로 붕괴하면서 계획이 미뤄졌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하이퍼 레스큐=1995년 고베 대지진 영향으로 이듬해 창설된 도쿄소방청의 ‘소방구조 기동부대’. 대규모 재해 등에서 구조· 진화·구급작업을 동시에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도쿄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 걸쳐 활동한다. 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과 2009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 구조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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