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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오바마 “일본이 원하는 것 모두 지원”

중앙일보 2011.03.19 00:13 종합 8면 지면보기



G7, 엔고 저지 나선 배경





주요 7개국(G7)이 ‘엔고’ 저지에 합의한 데는 미국의 역할이 컸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사진)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일본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글로벌 차원에서 조율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G7이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이웃 일본을 돕자’는 취지로 엔고 막기에 나선 것이란 얘기다.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엔화 초강세는 대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경제의 회복에 위협이다. 당장 경제 재건에 드는 엔화 조달 비용이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달러나 유로화로 투자한 일본의 해외 자산이 본국으로 돌아올 때 엔화 값이 오르면 같은 금액의 달러나 유로화로 환전할 수 있는 엔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출도 차질을 빚는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 수출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달러당 86.30엔이다. BNY멜론도 “엔-달러 환율의 마지노선은 80엔 수준”이라고 밝혔다. 17일 엔화 값이 80엔 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이르자 일본 정부가 곧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G7의 공조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용인하 는 선에 긴급회동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럼에도 G7은 공동 개입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본의 외환시장 단독 개입이 지난해 9월처럼 실패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엔화가치가 1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한 달 동안 2조1300억 엔을 시장에 쏟아부었지만 엔화 강세를 막지 못했다. G7 공동 개입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자칫 돈만 쏟아붓고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공동 개입이 극약 처방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G7이 공조에 나선 속내는 따로 있다. 미국이나 유럽 모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창 돈을 푸는 중이다. 엔고로 자국 통화 값이 급격히 떨어지면 국채 값도 덩달아 떨어진다.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셈이다.



 일단 G7 개입의 약발은 먹히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79엔대 중반에서 거래되던 엔화 값은 공조 소식이 알려지며 8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외환시장에서 2조 엔 규모의 엔화를 팔았다.



 하지만 G7 개입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전 대장성 재무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이후 구매력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달러당 78엔이나 79엔은 일본 기업이 크게 손실을 볼 환율 수준은 아니다”며 “G7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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