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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써니리] ‘관시’로 본 북중관계

중앙일보 2011.03.15 11:15
베이징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서울대 조동성 교수가 필자에게 물었다. "한국은 대만과 국교관계를 맺고 있다가 중국이 등장하자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을 선택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다가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한국이 등장하자 한국과 국교를 수립했지만 기존의 북한과의 관계는 끊지 않았다. 왜인가?"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또한 최근 북한의 도발 이후 북한을 감싸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국이 북한을 저버리지 않는가’하는 문제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조동성 교수는 보았다.



중국이 북한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나올만한 웬만한 의견들과 분석들은 대부분 나왔다. 즉, 중국이 동북아 전략에 있어서 북한을 미군의 진출을 저지하는 '완충지대'로 본다는 의견에서부터, 중국이 북한 붕괴 이후 대량 난민의 유입을 우려한다는 견해, 그리고 중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에서 '수퍼파워'로의 전향의 과정에서 덩치만 커졌지 국제사회의 책임을 지는 역할에 익숙하지 않다는 '전향기 국가 정체론'까지 두루 나왔다. 이 모든 것은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풀이한 것이다.



비즈니스전략을 가르치는 조동성 교수는 나름대로의 해답을 중국의 '관시' 문화에서 찾았다. 관시는 중국 비즈니스의 키워드이다. 개인 간의 호의를 베푸는 '연줄'을 뜻하는 관시는 그 개인이 합해진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에도 '집단 이성(理性)'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논리다.



조동성 교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국가명성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북한을 저버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중국과 북한 사이의 '관시' 관계가 아직 온전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 시각에서 볼 때, 한국과 국제사회의 원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서해에서 도발을 한 것은 중국에게 있어 중국을 겨냥한 직접적인 도발은 엄밀히 아니다. "즉, 베이징과 평양의 관시는 여전히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이 중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막대한 피해를 가하지 않는 한 먼저 북한과의 관시를 끊을 수 없다고 조동성 교수는 풀이했다.



써니리 (=베이징)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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