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면시간 부족한 아이들

중앙일보 2011.03.15 06:51



밤 늦게 TV·게임 피하고, 우유·달래 먹고…잘자야 키 커요





학년이 바뀌는 이즈음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잖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사귀는 게 간단치 않아서다. 이러한 부담은 수면 부족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잠자리에 늦게 들고 짧게 자는 아이들



 학년이 올라가면 그만큼 학업 부담이 커져 아이들의 수면시간이 줄어든다. 실제로 2009년 영남대병원 정신과 서완석 교수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면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지역 초등생(7~12세) 350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7세는 수면시간이 9시간이었으나 12세는 8.2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스위스·사우디·홍콩 등의 또래들과 비교할 때 평균 0.5~1.5시간 정도 짧다. 11세의 경우 스위스는 평균 9.6시간, 이스라엘은 9시간으로 우리나라 아이들(8.39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더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0.4~0.9시간 더 많이 잔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7세가 오후 10시9분인 데 반해 12세는 10시59분이었다. 8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만성 수면부족 아동은 7세가 4.3%였으나 12세는 25%로 급등했다.

 

잠 부족하면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 우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카고대 코머아동병원 소아과 데이비드 고잘 박사가 4~10세 3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면시간이 짧고 수면패턴이 불규칙할수록 비만이 될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아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으로 이 연령의 권장 수면시간(9.5~10시간)에 미치지 못했다.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아이들이 평일에 모자랐던 잠을 주말과 일요일에 보충하는 경우 비만 위험은 2.8배로 다소 낮아졌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일 뿐 아니라 키 성장도 방해한다. 비만으로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호르몬 분비 시기가 빨라진다. 뿐만 아니라 성장호르몬에 대한 호르몬 내성이 증가해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키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은 깨어있을 때보다 수면 시에 많이 분비되므로 키가 크려면 저학년의 경우 최소 9시간 정도 푹 잘 것”을 권했다.



 밤에 자지 않거나 늦게 자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2차 성징도 빨리 나타난다. 1~3세 때 가장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노화방지나 항암작용 외에 생식세포의 발달을 억제한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사춘기에 일어나는 성적 성숙이 진행되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환경에 민감해 한밤중이라도 불빛이 환하면 분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밤늦게까지 자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그만큼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난다.



 박 원장은 “성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일찍 분비돼 2차 성징이 또래보다 1년 이상 앞서 진행되는 성조숙증은 최종 키를 작게 하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산조인과 견과류



 아이가 푹 잠들게 하려면 편안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잠들기 전 TV시청 시간을 줄이고 컴퓨터 사용이나 게임은 피하도록 한다.



 자세는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굽히는 게 좋다. 왼쪽으로 누우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잠들기 2시간 전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잠자기 전 공포 영화를 봤거나 컴퓨터 게임을 해 몸이 긴장됐다면 산조인을 먹는 게 효과적이다. 산조인은 중추신경계통의 흥분을 억제하고 반사 흥분성을 약화시키며 진정작용을 한다. 단, 볶아서 먹으면 잠이 잘 오지만 날것은 오히려 잠이 오지 않게 한다. 멜라토닌이 풍부한 귀리·토마토·바나나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부·호박씨·아몬드·땅콩 등에는 멜라토닌 합성의 기본 분자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우유도 트립토판 농도가 높다.



 봄철 달래는 신경을 안정시키고 춘곤증을 없애 밤에 잠이 잘 오게 한다. 비타민 덩어리여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 도움말=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





[사진설명] 잠이 부족하면 비만이나 멜라토닌 분비 억제로 인해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키가 크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