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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이제라도 학교무상급식 재고해야

중앙일보 2011.03.15 00:27 종합 33면 지면보기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학교무상급식이 3월 신학기 시작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우려했던 대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세금으로 부유층에게까지 급식비를 지원한다는 전면적 무상급식은 포퓰리즘 정책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아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교육예산(방과후 학교, 원어민 영어지원 등)이 줄어드는 등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도 저소득층 급식 대상자는 학교에 밀봉해서 제출하거나 아예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어 예전과 같이 급우들이 알지 못함에도 저소득층 학생으로 낙인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한 정치공세다.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스웨덴·핀란드 등 2개국에 지나지 않으며, 미국과 같이 경제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큰 국가도 50%를 넘지 않는다. 이웃나라 일본은 무상급식비율이 1.7%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무상급식을 조급하게 실시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교육예산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핵심기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수많은 교육 현안과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안을 무상급식 하나로 집중해 혼란과 갈등의 원천을 만드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념과 연계되고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정치권에서의 정략적 노림수가 개입되어 있다면 어려운 서민과 철부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정치놀음으로 미래한국에 대한 해악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기회에 정부여당도 기존의 정책을 재점검해 가칭 ‘합리적인 급식개선 TF’를 구성하는 등 야당 등의 주장에서 가치가 있는 부분들은 무상급식 정책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학부모의 부담 비율을 감소시키고 학교급식 대상을 재검토하는 등 15.2%에 해당하는 상대적 빈곤층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인 지원과 배려를 병행하면서 점진적으로 관련 법안과 투자규모를 늘려가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무상급식 정책을 시행함이 적절하다. 차제에 정치권에서 남발하는 장밋빛 공약으로 국가의 재정을 파탄낼 수 있는 포퓰리즘적인 정책들은 깨어 있는 국민의 눈으로 막아야 한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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