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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의 과학 산책] 지진 예측 적중 확률

중앙일보 2011.03.15 00:26 종합 33면 지면보기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1975년 2월 초 중국 정부는 지진 경보를 발령해 랴오닝성 하이청(海城)현의 주민들에게 소개를 명령했다. 경보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몇 개월에 걸쳐 지표면이 상승하고 지하수 수위가 변동했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뱀들이 동면에서 깨어났다. 결정적으로 작은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 이는 본 지진에 앞서 일어나는 전진(前震)이었던 것으로 사후에 확인됐다. 100만 명의 주민 중 상당수가 피난한 지 이틀 후인 2월 4일, 이 지역에 규모 7.3의 지진이 덮쳤다. 2000여 명이 사망하고 2만7000여 명이 부상했지만 사전 경보가 없었다면 사상자는 15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지진국은 이듬해 7월 허베이성 탕산(唐山) 지역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탕산대지진은 26만~78만 명의 사망자와 100만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그 전해 하이청에서 관측됐던 전진 등의 전조는 없었다. 대규모 지진 중 절반 정도는 전진을 동반하지만 소규모에서 중급에 이르는 지진 중 나중에 전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5~10%에 불과하다. 이번 일본에서도 규모 7.2의 전진이 이틀 전 발생했지만 무시됐던 이유다.



 지진 예측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다. 85년 미국 지질조사국은 1985~93년 캘리포니아 파크필드 지역에서 규모 6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95%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앞서 81년엔 미국 광산국의 한 과학자가 6월 28일쯤 페루의 리마에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었다. 모두 해프닝으로 끝났다. 지구상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18차례 일어나고 있지만 예측에 성공한 것은 하이청현의 경우가 유일하다.



 오늘날 과학자들이 모색 중인 방법은 다양하다. 방사성 원소인 라돈 가스가 지각에서 방출되는 양의 변화를 잰다든지(요즘 재조명되고 있다), 지표의 넓은 범위에 걸쳐 전도성 금속 막대를 꽂아 지진활동과 관련된 전기신호를 측정한다든지(전도가 유망하다고 한다), 인공위성으로 지진대의 저주파 전자기 활동을 관측한다든지, 심지어 바위 내의 결정질 규소 성분이 부서질 때 10분의 1초 동안 방출되는 빛을 탐지할 계획을 세운다든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지진예측평가위원회가 신뢰성을 인정하는 기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지진은 예측이 가장 어려운 자연현상으로 남아 있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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