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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할인의 달인’ 미국 그루폰 한국 시장 상륙

중앙일보 2011.03.15 00:25 경제 9면 지면보기



소셜커머스 원조 업체, 내달부터 서울 포함 10개 지역 서비스 … 티켓몬스터 포함 국내 업체 300곳과 맞대결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이 국내에 상륙했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공동 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경기도·부산·대구 등 8개 지역을 시작으로 다음 달부터 10개 지역에서 하루 29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루폰은 소셜커머스의 원조다. 2008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평범한 청년 프로그래머 앤드루 메이슨(30·사진)이 창업한 회사다. 그루폰이라는 이름은 그룹+쿠폰의 합성어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시작이었다. 2007년 휴대전화를 해지하려다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힘들자 여러 사람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더포인트’ 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루폰이 맨 처음 발행했던 쿠폰은 자신의 사무실이 있던 건물 1층 식당의 ‘피자 반값’ 쿠폰이었다.



 그 후 그루폰은 거칠 것 없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의류 브랜드 갭(Gap)의 50달러짜리 상품권을 25달러에 할인해 팔아 하루에 44만 건, 13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화제를 뿌렸다. 지난해 그루폰의 매출은 8500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 야후가 3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했고, 11월엔 구글이 그 두 배인 60억 달러를 내겠다고 했지만 메이슨은 거절했다.



창업 2년 만에 그루폰의 시장 가치는 5조원을 넘어섰다. 올 초 안데르센호로비츠 등 벤처투자자들로부터 9억5000만 달러(약 1조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최근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를 이사로 영입하며 해외 시작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은 그루폰이 진출한 44번째 나라다. 칼 요셉 사일런 그루폰코리아 공동대표는 “한국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시장이다. 신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빨리 흡수한다. 한국 시장은 다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루폰 본사는 한국 시장에 최대한의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루폰의 등장에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는 300여 개. 이 중 티켓몬스터·위메이크프라이스·쿠팡 등 3개사가 선두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들 업체의 하루 거래액은 약 3억원.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티켓몬스터의 누적 거래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소셜커머스가 붐을 이루면서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많은 중소 규모 소셜커머스업체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8일 문을 연 ‘프라이스비’는 한우협회와 제휴해 43% 싼 가격에 한우를 판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루폰이 국내 시장을 파고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티켓몬스터 임수진 마케팅팀장은 “좋은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규모가 비슷하다면 국내 소비자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고 영업력을 갖춘 시장 선점 업체들 쪽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루폰이 지난 2년간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국내 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루폰코리아는 품질보증과 고객만족 부문에서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상반기 안에 월 거래액 100억원, 연말까지 시장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 앤드루 메이슨(Andrew Mason)=세계 최초의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 창업자. 그루폰은 ‘그룹+쿠폰’의 합성어로 여러 명이 모이면 물건을 싸게 살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미국 피츠버그 출신으로 노스웨스턴대에서 음악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웹디자이너·프로그래머 등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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