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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일본과 영토 분쟁 접고 … 원자바오·푸틴 직접 나섰다

중앙일보 2011.03.15 00:22 종합 14면 지면보기



재난 앞에선 앙숙도 친구로



원자바오 총리(左), 푸틴 총리(右)



재난 앞에서는 앙숙도 친구가 되는 법이다. 일본과 자주 혹은 간간이 외교 마찰을 빚어왔던 중국·러시아·미국이 동일본 대지진이란 재앙을 맞은 일본에 앞다퉈 구호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구호 외교를 통해 팽팽한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미국이다. 미국은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을 놓고 일본 민주당 정권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12월엔 “오키나와 사람들은 속임수와 갈취의 명수”라는 케빈 메어 미 국무부 일본부장의 발언이 일본 국민의 분노를 샀다.









쓰나미가 덮친 일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에서 14일 한 소년이 생수 두 통을 양손에 든 채 굳은 표정으로 폐허 속을 걸어가고 있다. 게센누마를 비롯한 미야기현 일대에선 이번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로 이날 하루에만 약 40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게센누마 AP=연합뉴스]



 하지만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지진 발생 직후인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일본의 복구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신예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피해현장에 급파했다.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있던 항모 조지 워싱턴함도 피해지역으로 향했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일본과 군사적 대치 상황까지 빚었던 중국도 발 빠르게 구호에 나섰다.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중국 총리는 11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고 구호 지원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13일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재난구조대를 파견했다. 중국 적십자회는 일본 돕기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일본 시민의 차분한 대처를 칭찬하는 중국 언론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때 일본이 도움을 준 만큼 이제는 우리가 일본을 도와줘야 한다”는 논평을 보도했다.



 북방영토 문제로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러시아도 일본의 전력난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용 자원의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총리는 12일 “일본과는 영토 문제 등의 갈등이 있지만 이웃 나라인 만큼 적극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15만t의 LNG와 400만t의 석탄을 일본에 공급하는 한편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력을 일본에 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습을 위한 기술도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 집권여당의 청년조직은 15일 북방영토 중 하나인 구나시리(國後) 섬에 러시아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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