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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분양, 벌떼 분양, 값 거품 빼기 … 속타는 수도권 분양시장 마케팅 백태

중앙일보 2011.03.15 00:17 경제 14면 지면보기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열기가 달아올랐지만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건설업체들은 이 때문에 마케팅 방법을 다양하게 쓸 수밖에 없다. 모델하우스를 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고객을 끌어들이기에는 수요자들이 따라주지 않는다. 따라서 분양가를 확 낮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거나, 아니면 모집 절차는 시늉만 내고 따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수법 등이 다양하게 나온다.


분양가 19% 낮추자 14대 1 경쟁
수요자 몰리게 해 현장서 계약
영업사원 풀어 계약률 85% 껑충









①분양가 거품 빼기=가장 일반적인 건 건설업체들이 거품을 쫙 빼고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다. 이달 10일 평균 1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한 광주 첨단자이2차의 경우 분양가 인하가 수요자들을 끌어들인 주 요인이다. 2008년 같은 곳에서 분양한 첨단자이에 비해 3.3㎡당 분양가를 최대 19% 낮춘 것이다. GS건설 이상국 분양소장은 “1차분 미분양이 많아 할인분양 방식으로 아파트를 팔았다”며 “이번에는 아예 분양가를 낮춰 상품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형 주택 일부만 빼고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운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동익미라벨도 2009년 별내지구에서 분양했던 아파트보다 3.3㎡당 분양가를 50만원 정도 낮췄다. 현상설계 공모단지여서 품질이 좋기 때문에 분양가를 올려 받아도 되는데 오히려 내린 것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②깜깜이 분양=규정대로 치러야 하는 청약 일정을 사실상 건너뛰고 견본주택 등에서 따로 계약을 받는 걸 말한다. 견본주택을 열지 않고 광고도 하지 않아 수요자들이 청약 일정을 모르도록 해야 한다. 다만 정식 청약 일정 이후에 집중적으로 홍보해 견본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리게 하는 것이다.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수요자들을 한꺼번에 모델하우스에 모이게 해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현장에서 계약서를 쓰게 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분양한 전국 12개 사업장 중 청약률 ‘제로(0)’인 곳이 5곳이었고 2곳은 각각 1명과 7명이 신청했다. 깜깜이 분양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1006가구에 1명이 청약한 파주 극동스타클래스의 경우 회사는 견본주택을 정식으로 열지도 않고 청약을 받았다.











③벌떼 분양=미분양이 많고 오래된 사업장 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벌떼 분양이란 견본주택에 수십~수백 명의 영업사원을 고용해 무차별적으로 수요자를 모집하는 분양 방식이다. 영업사원은 유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계약자를 끌어 모은다.



 미분양 적체가 심했던 2008~2009년 중견 건설업체 일부가 썼었는데 요즘에는 GS건설· SK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벌떼 분양을 이용한다. 지난해 6월 청약을 받은 수원 정자동 SK스카이뷰의 경우 분양 시작 한 달 동안의 계약률이 30%대였으나 지난해 9월 벌떼 분양 방식을 쓴 이후 계약률이 크게 높아져 현재는 85%가 팔렸다. SK건설 이종헌 분양소장은 “계약 때 20가지 항목에 대해 확인 서명을 받으므로 계약자들이 낭패 보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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