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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중독 조심,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듭니다

중앙일보 2011.03.15 00:04 경제 22면 지면보기






생고기가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로 탄생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색을 보면 새로 들어온 것과 나갈 때가 된 것을 구분할 수 있다. 아래 선홍빛 고기는 저장고의 신입생, 위쪽 갈색 고기는 곧 졸업을 앞둔 것이다.





서울에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은 일곱 곳 정도다. 신사동 ‘트윈 크릭스’와 ‘엘본 더 테이블’‘구 스테이크 528’, 청담동의 ‘더반’, 광장동 워커힐호텔의 ‘클락 식스틴’, 그리고 이태원의 터줏대감 ‘이사벨 더 부처’와 오픈을 눈 앞에 둔 ‘붓처스컷’까지. 주로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초보자라면 맛을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스테이크 매니어는 단골집만 찾아간다. 저마다 특징이 있는 네 곳을 소개한다. 미식가라면 미세한 맛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만드는 과정은 … 1 말리기 전의 선홍빛 쇠고기. 2 14일 동안 말려 거무스름해졌다. 3 검고 딱딱해진 겉면을 칼로 도려낸다. 4 겉을 도려내면 나오는 속살. 말려서 맛이 진해진 속살을 구워 먹는다. 5 완성된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숙성된 시간만큼이나 농축된 깊은 맛이 난다.





구 스테이크528



고소영·전지현도 찾는 핫 플레이스












드라이 에이징을 스테이크 업계의 트렌드로 끌어올린 주역.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다. 연예인을 비롯한 트렌드 세터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하다. 고소영·전지현·한예슬 등 인기 연예인도 종종 들른다고 한다. 바 형식의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그릴 앞에 바와 높은 의자가 있어 칵테일을 마시러 온 듯한 기분으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그릴에서 지글지글 스테이크를 굽는 과정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 구울 땐 그릴에 겉면을 익힌 뒤 오븐에 굽고 다시 프라이팬에 굽는다. 고기가 두꺼운 편이라 그릴에만 구우면 골고루 익지 않기 때문이란다. 미국산 프라임급 립아이스테이크 400g에 9만2000원, 채끝등심스테이크 400g에 10만원, 티본스테이크 100g당 2만6000원. 서울 신사동. 02-511-0917.



붓처스컷



‘삼원가든’ 노하우가 밴 곳












한국 최초의 가든형 고깃집 ‘삼원가든’ 박수남(64) 회장의 아들 박영식(31) ‘SG다인힐’ 사장이 4년간 준비해 이번 달 말 오픈하는 스테이크하우스다. 한우와 미국산 두 가지 모두 취급한다. 한우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가 세 종류로 뉴욕스트립 200g에 3만9000원, 티본스테이크 750g에 10만원, 엘본스테이크는 100g당 1만8000원이다. 미국산은 프라임급으로 두 종류. 꽃등심스테이크 200g에 3만7000원, 풀컷 프라임 꽃등심스테이크 450g에 7만8000원이다. 전체적으로 다른 스테이크 하우스보다 가격대가 낮은 편이다. 35년 전통 ‘삼원가든’의 탄탄한 인프라 덕분에 질 좋은 쇠고기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4년 동안 연구해 만든 자체 제작 그릴도 특징이다. 박 사장은 “스테이크를 구울 때 맛을 결정하는 것은 고기와 불 사이 거리, 그리고 불의 온도”라고 설명했다. 테스트 키친 연구를 통해 가장 맛있는 거리와 온도를 찾아내 거기에 맞는 그릴을 직접 만들었다. 서울 한남동. 02-546-2594.



클락 식스틴



첨단 R&D센터에서 태어난 스테이크












서울 워커힐호텔 16층에 있다. 사방이 통유리라 밖으로 보이는 아차산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호텔 중에선 드물게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판매하는데, 호텔 지하의 첨단 R&D센터 덕분이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R&D센터에서 셰프 7명이 수 차례 실험한 끝에 적합한 맛을 찾아냈다. R&D센터로 내려가니까 백석남(45) 소장이 저장실로 안내한다. 저장실에 붙은 출입기록표에 출입자 이름과 출입 날짜, 시간까지 적혀 있다. ‘클락 식스틴’엔 드라이 에이징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위한 재미있는 메뉴가 있다. 한 접시에 한우 안심이 100g씩 두 조각 나오는 메뉴. 하나는 드라이 에이징, 하나는 웻 에이징 제품이다. 맛의 차이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함께 나온다. 직접 비교하며 먹어보니, 드라이 에이징의 진한 맛과 웻 에이징의 촉촉한 맛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이 메뉴가 8만원, 한우 꽃등심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300g)가 18만원, 한우 안심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200g)는 10만원이다. 서울 광장동. 02-450-4516.



더반



의대생 출신 셰프의 세심한 손길












의대생이라는 이색 이력을 가진 노종헌 셰프가 있는 곳이다. 노 셰프는 고려대 의대 87학번이다. 96년 의사고시를 앞두고 무작정 미국행을 택한 그는 미국의 한 태국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요리에 대한 열정을 발견했다. 미국의 육류 가공회사와 스테이크 하우스를 일일이 찾아가 알아낸 노하우에 바탕해 맞춤 저장고를 만들었다. 저장고 안의 온도와 습도는 셰프가 매일 직접 점검한다. ‘더반’에선 스테이크를 먹을 때 꼭 곁들여 먹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쪽파샐러드.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소금 외에 별다른 소스가 없기 때문에 반쯤 먹다 보면 느끼해질 수 있는데 쪽파샐러드를 먹으면 식욕이 돋는다. 살짝 데친 쪽파를 일본된장으로 양념했다. 저녁은 만석이라 이틀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미국산 프라임급 뼈 있는 꽃등심스테이크 750g에 10만원, 뼈 없는 꽃등심스테이크 400g에 6만5000원, 엘본스테이크 500g 7만원, 티본스테이크 650g에 10만원. 쪽파 샐러드는 한 접시 6000원이다. 서울 청담동. 02-547-6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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