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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피해 상상초월” 공포 일본 증시 6.18% ↓

중앙일보 2011.03.15 00:03 경제 1면 지면보기



도시바·히타치 16% 떨어져
NEC·닛산·소니도 8~9%↓





일본 증시가 대지진에 무너졌다. 피해 규모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공포감이 장을 지배했다.



 14일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633.94포인트(6.18%) 급락한 9620.49포인트로 마감됐다.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들로 이뤄진 토픽스지수는 68.55포인트(7.49%) 떨어진 846.96으로 장을 끝냈다. 특히 대지진 피해가 큰 동북부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미끄럼을 많이 탔다. 도시바와 히타치가 16% 넘게 빠졌고 엘피다메모리·미쓰비시자동차도 10% 이상 급락했다. NEC와 니콘·스미모토철강·닛산·소니·마쓰다 등도 8~9%씩 하락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전 거래일보다 2% 하락 출발하며 선방하는 듯했지만 인명 및 기업·재산 피해 소식이 쌓여가면서 하락폭을 5% 가까이로 키웠다. 일본은행의 15조 엔 유동성 공급 소식으로 한때 4% 초반까지 하락폭을 만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전후해 두 가지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전해지면서 혼돈에 빠졌다. 바닷물이 빠진 동북부 미야기현 해안에서 10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견되고 후쿠시마 원전 3호기가 추가로 폭발했다는 뉴스였다. 도쿄거래소가 주가가 이상 급등락할 때 90분간 거래를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급히 발동했지만 별 무소용이었다. 서킷브레이커가 풀린 낮 12시30분 200포인트가량 미끄러진 주가는 마감 때까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시아 증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지진의 경제적 파장이 제한적일 거라는 공감대가 장을 지탱했다. 코스피지수는 15.69포인트(0.8%) 오른 1971.23으로 장을 마쳤다. 방사능 오염 등의 우려로 30포인트 가까이 빠지기도 했지만 한때의 우려로 그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지난 주말보다 3.83포인트(0.13%) 상승한 2937.62로 마감했다. 이에 비해 대만 TWI지수가 0.56% 하락했다.



 엔화 가치도 혼조세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82.07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81엔대 후반에서 머물다 일본은행의 긴급자금 투입 소식에 82엔대 초반으로 값이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지진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지난 주말 종가(82.94엔)보다 올랐지만 같은 날 뉴욕시장 종가(81.91엔)보다는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행 정호석 외환시장팀장은 “해외투자자금의 복귀라는 엔화 강세 요인과 일본 경제의 침체, 복구비용과 재정부담에 대한 우려라는 약세 요인이 뒤섞여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았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와 지진 재발 여부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에 놀라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기업 등이 복구비용 마련을 위해 본국으로 자금을 송금하면서 엔화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데다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엔화가치가 18%가량 오른 전례에 힘입어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그러나 “투자자들이 일본 자산을 매입하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엔화의 매력도 떨어져 일본 국채와 엔화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불똥을 맞은 건 원화가치다.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며 원화가치가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50원 오른 1129.70원에 마감됐다. 엔화 자금의 본국 환류로 장중 한때 1135.30원까지 뛰어 연고점을 기록했다가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하락폭을 좁혔다. 채권값은 일본 대지진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올랐다(금리 하락).



 미래에셋 황상연 리서치센터장은 “피해 확산으로 일본 증시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다른 나라는 교역 피해와 산업 부문의 반사이익이 동시에 나타나며 증시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현철·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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