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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인플레는 호랑이 같아 풀어두면 가두기 어려워”

중앙일보 2011.03.15 00:00 경제 4면 지면보기



원자바오 중국 총리 기자회견
“위안화 절상은 점진적으로”



원자바오 총리



“인플레는 호랑이 같다. 풀어 놓으면 (다시) 가두기 어렵다. 올해 거시경제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인플레 억제에 두겠다.”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중국 총리는 14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에 상당)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 억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집값이든 물가든 인플레 문제는 민생 안정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구체적 인플레 대책으로 원 총리는 ▶물가 상승의 기초가 되는 화폐 유동성을 억제하고 ▶재정·세제·금융 수단으로 시장 수급을 조절하며 ▶지방정부의 ‘물가책임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물가책임제를 설명하면서 “성장(省長)은 쌀 가격을, 시장은 채소 물가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플레 원인을 짚어나가던 원 총리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어떤 국가가 양적 완화 정책을 펴는 바람에 환율 변동이 심해졌고 식량을 비롯한 국제시장의 상품가격에 큰 변동이 생겼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 정책을 편 ‘어떤 국가’는 누가 봐도 미국이다. 이어 그는 “해외 요인으로 인한 인플레가 중국에 끼치는 영향이 아주 크고 통제하기 어렵다”며 “상반기는 (물가 관리에) 비교적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인플레 원인을 찾긴 했다. 원 총리는 “중국에서도 노동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이 구조적 인플레 요인”이라며 “(앞으로) 인플레 기대심리를 관리해 나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이 주목하는 위안화의 추가 절상에 대해 원 총리는 ‘점진적인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절상 속도에 대해 “중국 기업들의 충격 흡수 능력과 사회 안정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이 1994년 이후 세 차례 환율 제도 개혁을 했고 이 기간에 위안화는 57.9% 절상됐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올해 시작된 12차 5개년 계획 기간의 경제 성장률 목표(7.0%)는 직전의 11차 5개년 기간(7.5%)보다 0.5%포인트 낮춰졌다. 원 총리는 “중국 스스로 경제성장 속도를 낮춘 것은 정부의 결심과 의지를 보여준 중대한 조치”라며 “그래도 7%는 낮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의 총량이 부단히 커지는 상황에서 질과 효율이 확보된 가운데 7% 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목표라는 것이다.



 원 총리는 “앞으로 5년은 (성장률 자체가 아니라)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누적된 불균형과 지속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 총량에만 집착하는 성장 유일주의 관념을 깨지 못하면 경제발전 방식 전환에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원 총리는 이날 “정치체제 개혁 없이는 경제체제 개혁에 성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미 거둔 경제 성과도 잃을 수 있다”고 말 했다. 그는 국유 기업이 득세하고 민간 기업이 위축된다는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에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국진민퇴도 민진국퇴(民進國退) 현상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국유경제와 민간경제가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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