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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최악 일본 경제에 최악 지진” … GDP 1% 줄 듯

중앙일보 2011.03.12 00:46 종합 12면 지면보기



세계 경제 일본발 쓰나미



11일 강진으로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이치하라시에 있는 ‘코스모오일’ 정유소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불길은 30m 높이까지 치솟았고, 많은 직원이 부상해 앰뷸런스에 실려 갔다. [이치하라 교도=연합뉴스]



11일 일본 동북부를 휩쓴 대지진은 세계 금융시장도 강타했다.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고 엔화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11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 마감 약 15분 전에 일어난 강진 소식에 1%에 그쳤던 하락 폭이 1.72%로 확대됐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23.34포인트(0.79%) 하락한 2933.79, 한국 유가증권 시장의 코스피지수는 26.04포인트(1.31%) 내린 1955.54에 장을 마쳤다.



 일본 지진 소식이 알려진 뒤 개장한 유럽 증시는 모두 하락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장 초반 약보합에 머물렀다.



 엔화 가치는 출렁거렸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한때 달러당 83.3엔에 거래됐다. 이는 달러당 82.8엔을 기록했던 지난 2월 22일 이후 가장 저평가된 가격이다.



 도쿄상품거래소에서는 휘발유 선물 가격이 3% 급등했다.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 있는 코스모오일사의 정유공장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휘발유 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닥터 둠’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일본이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등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일본의 경제 활동이 위축돼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일본 경제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번 지진 때문에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외환·채권 연구 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연구원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러나 일본 미즈호 증권의 세가와 쓰요시 연구원은 “1995년 한신(阪神)대지진 때도 일본 경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그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일본은 대형 자연재해의 영향을 보험 쪽에서 흡수할 능력이 있다”며 “일본의 재정이나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은 이날 대책반을 가동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은 11일 저녁 긴급 소집한 재정부 비상대책반 회의에서 “원화가치가 급등락 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산업계의 경우 일본과 경쟁하는 반도체·자동차 업계 등은 단기적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일본의 몇몇 공장이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멈춰 섰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와 혼다 각 1개 공장, 닛산의 4개 공장 등 6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 경제 약화에 따른, 엔화 약세가 골칫거리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행·항공업계는 당장 손실 걱정을 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한국에 오는 외국 관광객의 3분의 1이 일본인이다. 일본에 가려던 관광객들이 여행을 취소하는 것도 여행·항공 업계에는 부담이다.



김창규·윤창희·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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