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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막 오르는 ‘3월의 광란’… 불 뿜는 코트, 열정의 응원단, 심장이 쾅쾅 뛴다

중앙일보 2011.03.12 00:15 종합 30면 지면보기

프로농구 KCC는 지난해 10월 17일 팀에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긴 수퍼스타 이상민(39)씨가 현역 때 사용한 배번(11번)을 영구 결번했다. 이상민씨는 2007년 삼성으로 이적해 세 시즌을 뛰고 은퇴해 미국에서 연수 중이었다. 프로농구에서 팀을 떠나 다른 팀에서 은퇴한 선수를 영구 결번한 경우는 이상민씨가 처음이다. 이상민씨는 뉴저지에 머물며 어학에 주력하면서 미국 농구를 연구하고 있다. 본지는 다음 주로 다가온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 68강 토너먼트 개막을 앞두고 이상민씨를 객원기자에 위촉했다. 현역 시절 한국 농구를 평정한 스타플레이어의 남다른 시각으로 미국 농구를 들여다 볼 기회다. 이상민씨는 NCAA뿐 아니라 NBA 소식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상민 객원기자의 ‘미국 대학농구 현장’





버지니아공대의 에릭 그린(흰 유니폼 11번)이 11일(한국시간) 미국 그린즈버러에서 열린 애틀랜틱코스트 콘퍼런스(ACC) 토너먼트 홈경기에서 조지아공대의 수비를 앞에 두고 슛하고 있다. 버지니아공대가 59-43으로 이겼다. [그린즈버러 로이터=연합뉴스]













요즘 누가 내 직함을 물으면 나는 “학생 이상민으로 불러주세요”라고 말한다.



 지난해 8월 가족과 함께 이곳 미국 뉴저지주의 포트리로 왔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 외에 내 주된 일은 어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다. 어학원에 있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리다. 심지어 1992년생도 있다. 맙소사(이상민은 연세대 91학번이다). 나를 ‘삼촌’ 혹은 ‘아빠’라고 부르니 이것 참 대략난감이다.



 이렇게 ‘학생’으로 지내는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이 있다. 바로 NCAA 농구다. 대학농구는 미국에서 미프로농구(NBA)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는 대부분 대학농구를 중계한다. 요즘은 주말마다 대학별 특집 프로그램도 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던 대학농구를 이곳에서 중계로 보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는 대학농구에서는 대학생들의 열정과 패기가 느껴진다. 또 학교를 상징하는 색깔로 온몸을 치장한 어린 학생들이 난리법석을 부리면서 응원을 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대학 시절 고려대와의 정기전이 생각난다.



 지난 1월 13일(한국시간)에는 브리검영 대학의 짐머 프레데트가 라이벌 유타 대학과의 경기에서 47점을 넣었다. 그날 저녁 스포츠뉴스에서는 온통 그 선수 이야기만 나왔다. 22세의 프레데트는 키 1m88㎝의 백인 슈터다. 이 경기가 열렸을 때 나는 텍사스주 사우스파드리섬에서 열린 D리그(NBA의 하부리그) 쇼케이스장에 있었다. 일종의 선수 시장이다. 이 자리에 있던 현지 에이전트들도 프레데트 얘기만 했다. 그들은 프레데트가 이번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 안에 뽑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발이 느린 게 약점이었다. “과연 프레데트가 크리스 폴(뉴올리언스)이나 라존 론도(보스턴) 같은 빠른 선수들을 수비할 수 있을까?” 내 물음에 한 에이전트가 잘라 말했다. “아니. 못 하지. 하지만 그 선수들도 프레데트의 슛을 막을 수 없을 걸.”



 브리검영 대학은 ESPN과 USA투데이가 선정한 올 시즌 전미대학랭킹 8위 팀이다. 프레데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충분히 우승에도 도전할 만하다.



 지난 8일에는 잠시 집에서 쉬는 동안 대학농구 중계를 틀었다. 중계 카메라가 키가 작고 왜소한 한 백인 가드를 계속 따라다녔다. 슛 폼이 엉망인데 경기를 리딩하는 센스는 좋았다. 그때 관중석에 있는 누군가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존 스탁턴(NBA 명예의 전당에 오른 명 가드)이었다. 알고 보니 이 선수(데이비드 스탁턴)는 존 스탁턴의 아들이었다. 아버지가 다녔던 곤자가대학의 가드로, 당시 열린 세인트마리 대학과의 경기에서 7점·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곤자가 대학은 이날 승리를 거두고 68강 토너먼트에 진출을 확정했다. 선수 시절 스탁턴의 라이벌이던 매직 존슨이 이 경기를 보고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띄웠다고 한다. ‘나의 옛 라이벌 경기를 잘 봤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



 16일부터 ‘3월의 광란(미 대학농구 68강 토너먼트)’ 오프닝 라운드가 시작된다. 위에서 말한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가 되고, 또 전통의 명문 듀크대·노스캐롤라이나대와 랭킹 1위 오하이오 주립대의 경기를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이상민 객원기자, 정리=이은경 기자



이상민은 …



■ 생년월일 : 1972년 11월 11일



■ 출신학교 : 홍대부중 - 홍대부고 - 연세대



■ 프로농구 경력 : 1998~2007년 KCC(전신 현대 포함), 2007~2010년 삼성, 현재 미국 연수 중



■ 주요 수상내역 : 97~98·98~99 정규리그 MVP, 2003~2004 챔피언결정전 MVP, 9시즌 연속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2001~2002 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 가족 : 아내 이정은(39)씨, 딸 현조(11)양, 아들 준희(9)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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