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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신밍의 유혹과 협박 … 접촉사고 위장 접근, 비자대행 거부당하자 “넌 죽었다”

중앙일보 2011.03.10 00:29 종합 4면 지면보기
‘상하이 스캔들’의 주인공 덩신밍(鄧新明·등신명·33)의 무기는 ‘유혹’과 ‘협박’이었다. 실제 상하이에선 덩이 의도적으로 한국의 역대 영사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덩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던 상하이 총영사관의 H영사(42·법무부 소속이었으나 1월에 사표 제출)가 덩을 처음 만난 건 2009년 5월.


덩의 덫에 걸려든 영사들

당시 덩과 H영사의 승용차 간 접촉사고가 났다. 이후 덩은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며 H영사와 친밀해졌고, 그를 유혹에 빠뜨렸다는 게 총영사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덩이 교통사고를 의도적으로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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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영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관료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강금실 법무부 장관 비서를 지냈다. 그가 총영사관에서 맡았던 업무는 ‘비자 신청 대리기관 지정’. 대리기관이 되면 비자 신청 수수료로 1인당 300위안(약 5만원)이 생기는 등 큰돈을 벌 수 있다. H영사와 내연의 관계를 맺은 덩은 총영사관에 ‘비자 신청 대리기관 지정’을 요청했다. 덩은 김정기 당시 총영사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다. 대리기관 지정을 반대한 영사에겐 “아이 조심해라. 너는 죽었다”는 협박도 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덩은 H영사에 앞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K영사(지식경제부 소속)뿐 아니라 H영사에게서도 각서를 받았다. H영사가 써 준 서약서 제목은 ‘서로 안 해야 할 것’으로 덩과의 애정을 지키기 위해 H영사가 조심해야 할 것들을 나열한 내용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H영사는 사표가 수리되고 일주일 만인 2월 1일 퇴직금을 찾아 중국으로 출국했다. H영사는 법무부에서 감찰을 받을 당시 “덩은 전생에 인연이 있었던 것 같은 사람인데 이제야 만났다. 중국으로 가서 함께 살겠다”고 말했다고 법무부 관계자가 전했다. 현지 교민 L씨는 “덩과 K 영사가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H 영사가 목격하고 차를 가로막아 선 뒤 H·K영사가 서로 싸운 적도 있다” 고 말했다.



한우덕·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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